먹거리도 풍성하고 연휴도 길어 온 가족이 모여 추억을 만들기에 더없이 좋은 추석이 다가왔다. 하지만 많은 식구들을 위해 하루에도 몇 번이고 상차림을 하고, 빈번한 과식에 장거리 운전을 일삼게 되니 즐겁게 보낸 명절 연휴도 자연스럽게 피로감을 남기기 마련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기분좋은 명절 연휴를 위해 미리 알아두면 더 좋은 건강포인트를 점검한다.

10분간격으로 자세 바꿔 허리 부담 덜고
운전·고스톱, 중간 중간 스트레칭 필수
성묘땐 쯔쯔가무시·말벌에 특히 주의
연휴기간 당직병원·약국 미리 챙기고
일교차 큰 시기 식중독에 각별한 유의를

◇“성묘하러 갈 때엔 긴 옷 입어야”

추석 연휴에 성묘를 하거나 들판이 있는 야외에 나들이를 다녀온 경우, 또는 농촌에서 일을 거들고 돌아온 후에 두통이나 오한, 구토, 복통 등의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는 유행성출혈열이나 쯔쯔가무시병, 렙토스피라 등의 열성 질환으로, 오염된 물과 흙, 들쥐의 배설물 등을 통해 감염된다. 

 

나인균 동강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는 “쯔쯔가무시 병의 매개체인 털진드기는 지표나 토양 중에 생활하며 곤충의 알을 먹고 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 털진드기들 중 일부가 쯔쯔가무시균에 감염되고 사람이 호흡하는 이산화탄소를 인지한 후 사람의 피부에 달라붙어 흡혈하며, 이때 쯔쯔가무시 균이 인체내로 들어가 병을 일으키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쯔쯔가무시병의 잠복기는 일반적으로 1~3주이며, 갑자기 시작되는 오한, 발열, 두통과 함께 식욕부진, 근육통, 복통, 피부발진이 동반된다. 피부를 자세히 살펴보면 대개 털진드기에 물린 자국과 검은 딱지가 남는데 이를 가피(eschar)라 하며,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발견하지 못해 진단에 혼선을 가져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칭 해가며 고스톱도 쉬엄쉬엄”

해마다 명절이면 북새통을 이루는 전국의 고속도로. 수많은 귀향, 귀경 차량으로 길어진 정체는 운전자의 피로로 이어지고 때로는 크고 작은 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장거리 운전 시 피로나 졸음을 느낄 때에는 지체없이 차를 세우고 잠깐이라도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 나인균  동강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
▲ 임춘수 아름다운울들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또 장시간의 운전일수록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춘수 아름다운울들병원 신경외과 전문의는 “운전 중 바른 자세는 등받이를 95도 정도 뒤로 젖힌 상태에서 허리와 어깨를 펴고 엉덩이를 좌석 끝부분에 밀착시키는 것이다. 또 머리받이는 중심을 귀 높이까지 높게 맞추고 머리와의 간격은 뒷머리가 닿을 듯 말 듯할 정도로 밀착시킨다. 그렇지 않은 경우 후방 추돌사고를 당했을 때 목이 꺾여 심한 충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차례음식을 준비하는 주부들 역시 바른 자세를 취해야 한다.

임춘수 전문의는 “주부들은 대개 바닥에 앉아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자세는 허리뼈와 엉덩이뼈 사이에 매우 심한 압력이 가해지며 허리근육을 긴장하게 만든다. 따라서 피로감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맨바닥보다는 식탁 위에 재료를 올려두고 의자에 앉아 일하는 것이 현명하다”면서 “부득이 바닥에 앉아야 하는 경우에는 양쪽 다리의 위치를 10분 간격으로 바꿔주고 자주 일어나서 양팔을 위로 올려 기지개를 쭉 펴는 것도 허리에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사람 셋만 모이면 즐긴다는 고스톱 역시 바닥에 앉아 오랜 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기 때문에 허리에 심한 무리를 준다. 고스톱을 치기 위해 바닥에 앉은 자세는 서있는 자세보다 허리 부담이 3배가량 높다고 한다.

임춘수 전문의는 “고스톱을 칠 때는 허리 보호를 위해 중간 중간에 일어나 걷기, 무릎 돌려주기 등의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으며, 가능하면 식탁에 앉아서 즐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일교차 큰 이번 추석 식중독도 주의

38년 만에 이른 추석으로 아침·저녁의 일교차가 클 것으로 예상돼 식중독도 주의해야 한다. 특히 많은 음식물을 미리 조리해 보관하는 추석에는 식재료 구매부터 조리·보관, 섭취까지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 식재료는 유통기한을 반드시 확인하고 구입해야 하며, 구입한 식재료는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도록 한다. 채소, 과일류 등 가열하지 않고 섭취하는 식품은 될 수 있으면 채소·과일용 1종 세척제를 이용해 씻는 것이 좋다.

이밖에도 명절연휴 기간 동안에는 말벌 쏘임, 과식 및 과음 등 다양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사고들에 대비해 추석 연휴에 진료를 보는 주변 병원을 미리 알아두는 것 또한 좋은 대비책이 될 것이다.

끝으로 명절 동안 여러 가지 무리한 활동으로 갑자기 허리가 아파 온다면 6~7℃ 정도의 냉찜질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만성적으로 허리가 계속 아프다면 화상에 주의하면서 50℃ 이하의 온찜질을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도움말=나인균 동강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

임춘수 아름다운울들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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