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인균 동강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
지난 11일 정부가 담뱃값을 4500원으로 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우리나라 남성 흡연율은 4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25%에 비해 월등히 높고,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들의 흡연율도 25% 수준에 달한다. 때문에 정부는 담뱃값을 인상해 흡연율을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담뱃값이 인상됐다고 해서 금연 의지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금연을 시도할 때는 동기를 확실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 때문이든 가족을 위해서든 금연을 처음 결심했을 때의 마음을 흡연 욕구가 생길 때마다 되새겨야 한다.

또 목표를 정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목표 금액을 정해 담배 살 돈을 저축하는 것이다. 담뱃값 100만원을 모아 여행을 간다거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을 한다는 식의 목표를 정하면 큰 도움이 된다.

금연을 하는 동안 함께 시간을 보내는 가족, 친구의 역할도 중요하다. 금연을 결심한 가족에게 아낌없는 칭찬을 선물해 보자. 작은 선물을 준비해 금연 의지를 북돋아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금연에 성공하고 싶은데 니코틴에서 도저히 벗어날 수 없다면, 전문 치료를 받는 것도 좋다.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니코틴 대체제도 성공률이 15~20% 정도다. 금연에 여러번 실패한 사람, 하루 한 갑 이상 담배를 피우는 사람 등 심각한 니코틴 중독이 의심되는 사람은 전문 치료와 약물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는 ‘부프로피온’과 ‘바레니클라인’이라는 약물을 주로 처방한다. 하지만 이 약물은 부작용 발생의 위험도 있으니 반드시 병원에서 상담 후 처방 받도록 한다. 바레니클라인의 3개월 약값은 처방비를 포함해서 약 50만원 정도이며, 치료기간은 보통 3개월이나 필요 시 약물치료를 6개월까지 지속하기도 한다.

금연 후 생기는 금단 증상으로는 갈증, 두통, 불면증, 변비 등이 있다. 갈증은 얼음물을 마시거나 과일, 껌 등으로 완화할 수 있다. 두통이나 불면증의 경우 온수 목욕을 하거나 긴장을 푸는 명상 등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변비가 심하다면 하루에 8잔 가량의 물을 섭취하도록 한다.

흡연의 폐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각종 암의 주된 원인이 된다. 흡연자는 폐암에 걸릴 확률이 20배 가량 높고, 후두암의 경우 10배, 구강암은 4배, 식도암은 3배 등으로 알려져 있다. 담배를 피우면 담배연기 속에 들어있는 4000여 종의 독성 화학물질이 호흡기에 직접 피해를 주며 폐를 통해 온몸을 돌며 각종 질병을 만들기도 한다.

마음먹고 시작하기도, 참고 인내하기도 힘든 금연이지만, 이번 기회에 담배와의 아쉬운 이별을 고해보는 것이 어떨까.

나인균 동강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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