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받은 한전 본사 부지에 자동차복합단지 조성키로

경기에 전시·판매시설 추진...중복성 투자 사실상 힘들듯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낙찰받은 한국전력 본사 부지를 ‘한국판 아우토슈타트’로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울산에 추진 중인 자동차전시관 건립이 무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05년부터 건립을 추진중인 북구 자동차전시관은 10년이 다되어가는 현재까지 아무런 진전이 없어 우려는 더욱 크다.

21일 현대차와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낙찰받은 강남 한전 부지에 독일의 폭스바겐 본사 ‘아우토슈타트(Autostadt)’나 BMW 본사 ‘벨트(Welt)’와 같은 컨벤션센터, 전시장, 자동차 테마파크, 최고급 호텔 등이 집합된 자동차복합문화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 계획이 완료되면 그동안 장소가 없어서 해외에서 진행해야 했던 발표회와 행사들을 이곳에서 할 수 있게 돼 2020년 기준 연간 10만명 이상의 해외 인사를 끌어들여 연간 1조3000억원이 넘는 관광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 일산에 이미 연면적 4만~5만㎡, 지상 9층, 지하 4층 규모의 전시·판매시설 건립을 추진 중인 현대차의 이같은 계획은 10년 가까이 지지부진한 울산 자동차전시관 건립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현대차의 울산 자동차전시관 건립 계획은 전혀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지난 2005년 울산시에 강동 산하지구 내 연면적 7400㎡에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의 자동차전시관을 설치하는 계획안을 제출했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연수원 용도였던 송일관 부지 일원에 대한 환지(토지소유자가 개발과정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일정한 규모의 땅을 받는 것)를 강동산하지구도시개발조합측에 요청했고 조합측은 이를 반영한 계획을 2007년 11월 최종 확정했다.

당초 2만6015㎡의 부지를 소유하고 있었던 현대차의 개발에 따른 권리면적은 9861.4㎡였지만 부지 정비에 따른 환지면적이 1만2396.8㎡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조합측은 현대차에 과도면적 2535.4㎡에 대한 비용 약 40억원(감정평가액)을 요청했지만 현대차는 환지계획에 이의를 제기,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진척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울산시의회의 조속한 사업 추진을 요구하는 질의에 대해 “자동차전시관은 물리적 변화 여건, 지구 및 주변 개발 추이, 기업 여건 등을 감안하여 검토 추진하겠다”고 밝혀 단기간 내 건립이 힘들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대차가 울산에 중복성 사업의 자동차전시관을 건립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는 셈이다.시 관계자는 “현대차 측에 울산 자동차전시관 건립에 대한 의사를 재확인할 계획이다”며 “특히 울산에 국립산업기술박물관이 건립 예정인 만큼 이런 부분까지 감안해 현대차 측과 협의를 진행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신형욱기자 shi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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