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형진 서울산보람병원 응급의학과 과장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시기가 돌아왔다. 최근 캠핑 붐 등으로 산과 들에는 늘 사람이 붐빈다. 가을철 야외 활동 시 주의해야 할 대표적 질환 중 하나가 뱀 물림(뱀 교상)이다.

뱀 물림은 때론 심각한 염증 반응과 조직 괴사를 유발하며 상처 감염의 위험이 높다. 우리나라에는 14종의 뱀이 서식한다. 이 중 살모사, 까치살모사, 쇠살모사(불독사)의 3종 만이 독사로 알려져 있다. 쇠살모사는 수적으로 가장 많고, 표고 500m 이하의 산기슭이나 밭두렁 등에 많이 서식해 사람과 접촉 기회가 많아서 우리나라 독사 물림은 쇠살모사(불독사)에 의한 경우가 가장 많다.

뱀 물림의 경우 뱀의 머리 모양과 상처의 특징적인 이빨 자국으로 독사의 가능성이 의심해 볼 수 있다. 독사는 머리 모양이 삼각형이고, 무독성의 뱀은 물린 부위가 U자형인 경우가 많고 두개의 이빨자국이 선명하면 독사일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일단 뱀 물림을 입은 경우 독사에 의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물린 부위에는 수분 내에 부종, 동통, 반상 출혈 등이 나타나며, 30분 이내에 부종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뱀독이 주입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전신 증상은 오심, 구토, 호흡곤란, 시야 혼탁, 전신 부종, 두통 등이 나타나게 된다. 심한 경우 혈액응고장애, 혈관투과성의 증가로 인한 위장관 출혈로 생명을 위협하는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치료에 있어서는 환자를 병원으로 가능한 빨리 옮기는 것이 예후에 가장 중요하다. 환자를 우선 뱀의 위험지역 밖으로 옮긴 후 안심시키고, 뱀독 확산 방지를 위해 절대 안정과 물린 부위 고정 및 상처 부위를 심장보다 낮은 위치에 두도록 한다. 절개와 흡입, 압박대 사용 등은 추천되지 않는다. 치료 지연이 예상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압박대를 사용할 수 있는데, 압박대는 물린 부위 5cm상부에 적용하며, 압박대와 환자의 피부 사이에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느슨하게 착용해야 한다.

독사 물림 예방을 위해 주의를 기울여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뱀이 다가오려고 한다면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자리를 뜬다. 어떤 뱀이든, 설사 죽은 것처럼 보이더라도 맨손으로 만지지 말아야 한다. 뱀이 많이 살 만한 장소 예를 들어 수풀이 우거진 곳, 나무 덤불, 버려진 건물 등에서는 주의를 기울이고 활동한다. 통나무나 담장을 뛰어넘을 때, 바위 등 시야가 좋지 않은 곳에서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등산, 도보 여행 시 목이 있는 신발과 긴바지를 입고, 야간에는 전등을 휴대하며, 동료와 함께 움직이는 등의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뱀에 물린 사람이 발생하면, 즉시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박형진 서울산보람병원 응급의학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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