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역사가 46억년이라고 하고, 인류가 출현한 것을 기원전 70만년 (우리나라 공주 석장리 유적으로 추정)으로 본다면 단기(4334) 불기(2545) 서기(2001)니 하는 세월은 별로 의미가 없을 것이다.  인류고등문명의 시작을 산업혁명 이후라고 보면 불과 200년 남짓한 시간에 이 지구는 생태계 파괴로 천지가 개벽하는 변화를 겪고 있다. 그것도 집중적으로는 20세기에 들어서이고 더욱 심화된 기간은 1950년대 이후라고 할 수 있다. 46억 년 지구의 역사에서 찰나일 수 밖에 없는 이 짧은 기간동안에 인류는 생존이 지속 가능하냐? 하는 지경까지 생태계를 파괴시키고 말았다.  반면 그 기간동안에 인류는 물질문명의 풍요로움과 편리하고 안락함. 그리고 무한성장의 신화를 끊임없이 지어내는 합리주의로 무장한 자본주의(物神·물신)에 대한 환상과 허구에 몸을 내 맡긴 채 안일하게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다. 각성과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늘날 세상을 읽는 키워드는 생태계의 파괴와 그것을 기초해서 얻어지는 과잉라는것과 그 과잉된 것이 한곳으로 집중된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생산과잉-유통과잉-소비과잉-환경파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속도를 더 하면서 세상은지금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와 같다.  1980년대에 들어서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인간의 생산 능력이 인류 모두를 먹여 살릴 수 있게 되었고 199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는 그 능력이 5배로 늘어났다고 한다.애당초 자본주의나 사회주의 경제체제는 모자란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모자라니 더 생산하자는 것이나. 모자랄수록 나누어야 한다는 주장인데 이제 모자란다는 전제가 붕괴한 것이다. 따라서 두 체제는 무너지거나 무너져 가고 있는 중일 수밖에 없다.  한편 집중이라는 것을 살펴보면 세계 60억 인구 중에 230만 명이 전 세계 부의 60%를 차지하는 부의 집중 현상이 있다. 미국이 돈을 벌어들인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몇 년(94년)전부터 전 세계의 돈이 미국으로 집중되면서 세계적인 돈 놓고 돈 먹기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소위 월스트리트를 중심으로 "머니게임"을 해서 세계 자본 시장을 휩쓸고 이른바 IMF니 신용평가니 하면서 무소불위의 눈먼 칼을 휘둘러댄다.  지금까지 인류가 신봉해온 합리주의가 한계에 부디 치면서 혼돈과 불안정성의 시대를 살게된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지금까지의 것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변혁과혼돈의 시대를 격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많은 미래학자들의 주장인데 그 것은 지금까지의 전개 과정을 보면 예측하기 어렵지 않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엄혹한 현실보다는 과학 기술의 맹신이나 무한 성장신화의 허구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있다. 어떤 이는 이런 현상을 지적빙하기(知的氷河期)라고도 표현하는데 한마디로 대 변혁기를 맞이해서 인류는 보다 근본적인 대응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상호 관계에 의해서 존재한다는 아주 평범하면서도 근본적인 "총체적 관계의 진리"와 "한 몸 한 생명의 세계관"이 요구되는데 이는 생태맹을 벗어나는 것으로 시작해서 생태적인 각성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합리주의를 넘어서 보다 근본적인 관점에서 공존과 평화가 담론이 되어야 할 것이다. 공존과 평화 외에는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우리는 너는 너, 나는나, 인간은 인간, 자연은 자연, 본래부터 나누어진 남남으로 인식하고 나만 살면 된다는 이기심과 인간끼리만 사는 인간 중심적 사고로 자기중심, 인간중심에서 모든 인간과 자연을 경쟁과 정복의 대상으로 여기면서 그것이 당연한 것으로 살아왔다.  너와 나의 관계에서는 소유 독점지배를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인간적인 삶으로 나아갔고 자연과의 관계에서는 정복과 파괴를 일삼는 폭군으로 살아왔다. 세계의 실상에 대한 무지와 그 무지에 근거한 방법으로 살아온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이제부터라도 생태적인 각성으로 근원적인 존재에 대한 물음에 귀 기울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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