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상군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내과 주임과장
바쁘고 경쟁이 치열한 현대인들에게 건강은 또 하나의 경쟁력이다. 그렇다보니 건강에 대한 관심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간다.

특히 ‘간때문이야’라며 사회인들의 피로를 이야기하는 광고에서 보듯 ‘간’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은 특별하다. 하지만 관심만큼 관리도 잘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간건강상태만 보더라도, B형간염 환자가 여전히 많으며, 술문화가 만연해 있다. 또한 한국인의 간암 사망률은 OECD국가중 1위라는 보고가 있다.

민간요법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다. 도움이 될줄 알고 특정 음식을 먹었다가 간독성이 심해져 내원하는 환자들은 의료현장에서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10월20일 ‘간의 날’을 맞아 간염 및 지방간 등 간질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리고자 한다.

지금까지 간염은 우리나라에 가장 흔한 B형간염에 관심이 집중되곤 했다. 2011년 국민건강 양양조사 결과에 의하면 10세 이상 인구의 B형간염 표면양성율은 과거 10년 간 영유아예방접종, 수직감염예방사업 등의 실시로 1998년 4.8%에서 2011년 3.0%로 감소하였다.

최근에는 오히려 C형간염이 증가하는 추세다. C형간염은 B형간염과 닮은듯 다르다. 둘다 바이러스성 간질환이지만 B형간염이 산모로부터 아기가 태어날 때 바로 감염되는 ‘수직감염’이 주요원인이라면, C형간염은 체액과 혈액의 노출로 대부분 전파된다. 1991년 이전까지는 오염된 혈액의 수혈로 인한 감염이 주를 이루었는데, 최근에는 소독되지 않은 바늘이나 피어싱, 면도기와 같은 미용기구를 통해 바이러스 감염이 이뤄지고 있는 추세다.

또 하나의 닮은점은 B·C형간염은 모두 ‘침묵의 장기’ 간에서 일어나는 질환이다. 따라서 B·C형간염 모두 증상이 거의 없다. 어느덧 불편함을 느낄 정도가 됐다면, 만성화가 꽤 진행되었을 확률이 아주 높으며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진행됐을 가능성도 있다.

증상이 없는 ‘침묵의 질환’이지만 예방법은 다르다. B형간염은 예방백신이 있지만, C형간염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C형간염은 현재까지 예방백신이 없어 개인적 위생관리와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발견이 최선의 예방과 치료책이다.

참고로 최근 언론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잘 알려진 A형간염은 현재 예방백신이 있으며 B·C형간염과 다르게 급성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지방간의 경우, 비만 및 만성질환 관리를 통해 간을 보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정 음식물(건강식품)이 간에 좋다는 민간요법은 입증되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다. 특히 간이 질병으로 병든 상태에서는 건강할 때는 먹어도 아무렇지 않았던 음식이 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간질환을 낫게 하는 것은 ‘정확한 관심’과 ‘적극적인 검진 및 치료’ 속에 답이 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심상군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내과 주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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