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법으로 덜 낸 세금,내 자신에 부끄러워서…”

울산 동구의 한 주민이 “차량을 팔면서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매매금액을 줄여 신고하는 이른바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세금을 적게 낸 것이 마음에 걸린다”는 내용의 양심선언을 한 편지와 함께 덜 낸 세금을 봉투에 넣어 구청 민원실에 두고 가 미담이 되고 있다.

울산 동구청에 따르면 지난 10일 동구청 세무과 민원실 책상위에 얼마간의 현금과 익명의 편지가 든 봉투가 놓여있는 것을 점심식사를 마치고 온 세무과 직원이 발견했다.

편지에는 ‘지난 9월에 차를 팔면서 내 차를 사간 매수인에게 실제 가격보다 판매금액을 낮춰 작성하고 세금을 적게 내도록 했는데, 양심에 걸려서 괴로워 하다가 세금을 적게 낸 차액만큼 세무과에 낸다’는 내용과 함께 얼마간의 현금이 들어 있었다.

편지에는 현금 주인을 추정할 만한 연락처나 이름 등 어떠한 내용도 없는 상태로, 편지의 주인공은 차를 판매한 매도자로 세금 납부 의무가 없는데도 ‘양심에 걸린다’며 익명으로 현금을 낸 것이다.

이와 관련 세무과 담당자는 전례가 없는 이번 일의 처리방법을 고민하다가 편지의 주인공을 찾기 위해 건물 내 설치된 CCTV를 조회하려 했으나 담당부서로부터 ‘CCTV 정보는 제공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동구청 세무과는 이 내용을 지난 15일자로 구청 게시판과 홈페이지에 공고문을 올려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기간과 기한 내 청구하지 않을 경우 울산광역시 동구 세입으로 조치하게 된다고 공고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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