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궁의 나라’ 한국의 장애인양궁이 종합 1위를 지키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한국은 금메달 7개가 걸려 있던 2014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 양궁에서 금메달 1개를 가져오는데 그쳤다.

23일 주인이 모두 가려진 양궁 금메달은 의외의 복병 이란이 4개를 가져갔고 이라크, 중국, 한국이 하나씩 나눠 가졌다.

한국은 혼성 개인 W1 오픈에서 구동섭이 장대성을 꺾고 금메달을 가져왔다.

은메달은 정대성과 혼성팀 컴파운드 오픈의 이억수·김미순 조, 혼성팀 리커브 오픈의 이명구·김란숙 조, 여자 개인 컴파운드 오픈의 정진영이 목에 걸었다.

남자 개인 컴파운드 오픈의 신동헌과 여자 개인 컴파운드 오픈의 김미순은 3위에 올랐다.

김옥금이 혼성 개인 W1 오픈 동메달을 가져오면서 한국은 이 부문 금·은·동을 싹쓸이해 그나마 체면을 세웠다.

양궁은 비장애인 대회는 물론이고 장애인 대회에서도 한국의 전통적인 효자 종목으로 자리매김해왔다.

한국 장애인양궁은 2010년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로 종합 1위를 차지하는 등 앞서 열린 장애인 대회에서 줄곧 정상을 지켜왔다.

이번 대회에도 종합 1위를 목표로 나섰지만 결과는 이란에 이은 종합 2위였다.

그마저도 중국과 은메달 개수를 따져 얻어낸, 다소 초라한 성과였다.

이에 대해 정영주 대표팀 코치는 ‘세대교체’를 한국 양궁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정 코치는 2000년 시드니 패럴림픽 은메달 1개, 2004년 아테네 패럴림픽 금·은메달 각 1개,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 금메달 1개, 2012년 런던 패럴림픽 은메달 1개 등 4개 패럴림픽 연속 시상대에 오른 전설적인 인물이다.

정 코치는 “결승까지는 어떻게든 올라갔는데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며 “근본적인 원인은 대표팀 노령화에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장애인양궁 대표 선수 16명 가운데 11명이 1960년대에 태어났다.

1980년 이후 출생자는 구동섭 1명뿐이고 1970년대 출생자가 3명, 1950년대 출생자가 1명씩 있다.

정 코치는 “무엇보다 선수층이 얇다”며 “국내 신인들을 육성하고는 있는데 아직 대부분 경력이 짧다 보니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부진한 와중에 대표팀 막내인 1981년생 구동섭이 처음 참가한 국제 대회에서 금빛 과녁을 꿰뚫은 것은 위안거리다.

정 코치는 “다음 국제대회부터는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이뤄져서 새로운 얼굴들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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