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신경은 한 번 손상되면 재생이 불가능하다.
단단한 머리뼈와 달리 척추뼈는 허리를 폈다가 구부릴 수도 있는 구조로, 척추뼈 마다 말랑말랑한 디스크가 끼여 있다. 그런데 신경을 보호하고 있는 척추뼈가 강한 충격을 받으면 척추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튀어나오게 되고 튀어나온 디스크는 신경을 누르게 되면서 허리 통증을 가져온다.
허리디스크가 튀어나와 신경을 누르면 허리만 아픈 것이 아니라 다리까지 저리고 당기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또 목 디스크가 튀어나와 목 신경을 누르면 어깨나 팔뿐만 아니라 손가락까지 저리고 당기는 증상이 나타난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바로 허리신경의 경우, 허리뼈에서 빠져나와 다리를 거쳐 발가락 끝까지 이어지고, 목 신경은 목뼈에서 빠져나와 팔을 거쳐 손가락 끝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는 정도가 심해지면, 처음에 당기고 저렸던 증상이 점점 변형되어 바늘로 쑤시는 느낌, 벌레가 기어 다니는 느낌, 전기에 감전된 느낌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또한 자신도 모르게 근육이 떨리고, 대소변 조절이 안되어 민망한 실수를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증상은 이미 많은 신경세포가 오랜 시간동안 심각한 손상을 받았을 때 나타난다.
하지만 허리디스크로 오랫동안 고생하다가 뒤늦게 수술을 받으면 정상적으로 회복되기 힘들다. 왜냐하면 척추 수술은 신경을 누르고 있는 디스크만 제거해줄 뿐이지 이미 손상되어버린 신경을 다시 회복시켜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허리 통증이 있는 환자들 중에는 수술에 대한 편견과 막연한 불안감으로 비수술적 치료법만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비수술적 치료법은 순간적인 것이다. 일시적으로 통증이 없어지는 효과는 있지만, 그 통증의 원인을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최근 많은 병원에서 ‘디스크나 협착증을 수술 없이 치료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의미가 신경 통증이 있는 환자를 낫게 해준다는 것이 아니다. 신경 통증이 있는 환자들이 수술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비수술적 치료를 받으려는 생각은 위험할 수 있다. 다시 재생되지 않는 신경이 더 큰 손상을 입기 전에 정확한 진료를 받고, 그에 맞는 치료를 해야 한다.
장호석 아름다운울들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