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 127개 외향상 성장...개인종목에 금메달 집중
점수 높은 단체종목 부진

▲ 제주 전국체전에서 4관왕에 오른 울산 무거고 김수지(사진 왼쪽) 선수가 박수경 선수와 짝을 이뤄 싱크로다이빙을 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지난 3일 폐막한 제95회 제주전국체전에서 울산은 금메달 45개, 은메달 35개, 동메달 47개 총 127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지난해 대회(금 45, 은 18, 동 51) 메달 갯수인 114개를 뛰어 넘었다. 총점도 2만1648점으로 지난 대회 2만102점에 비해 1500점 이상 상승시켜 외향상 성장을 보인 대회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울산 선수단이 받아든 성적표는 ‘17개 시·도 중 16위’였다.

금메달 대다수가 개인종목에 집중되고, 점수가 높은 단체종목에서의 부진은 울산 체육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겨졌다. 또 전국체전서 활약을 보이던 고교 선수들의 졸업이후 대체 선수 발굴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3년만의 4관왕 탄생, 한국新 2개도 터져

수영 다이빙 종목의 김수지(무거고 2년)는 이번 대회에서 울산선수단의 유일한 4관왕에 올랐다. 이는 울산선수로는 13년만의 대기록.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대표팀 막내로 출전해 세계의 벽을 실감했던 김수지는 지난해 전국체전 3관왕, 올해 아시안게임 4위권의 성적, 이번 전국체전 4관왕 등 발전을 거듭하며 내년도 기대케했다.

역도 이희솔(울산시청)과 염윤정(삼일여고 3년), 임정화(울산시청) 등도 지난 대회에 이어 나란히 3관왕을 달성했고, 사이클 김지훈(동천고 3년)도 3관왕에 올랐다.

양궁의 강채영(학성여고 3년)과 사이클 손성진(동천고 3년), 카누 조광희(울산시청) 등 2관왕을 포함하면 이번 대회 다관왕은 8명에 달한다.

한국신기록을 비롯해 신기록도 5개가 쏟아졌다. 사격 일반부 스키트 단체에 출전한 북구청이 종전 348점의 한국신기록을 354점으로 갈아치웠고, 지난해에도 고등학생 신분으로 선수단에 유일한 한국신기록을 선사한 바 있던 안세현(울산시청)이 접영 100m에서 58초63으로 한국신기록을 수립했다.

◇스포츠과학고 전국체전

첫 선…울산체육 미래 엿봐

올해 개교해 총 25명의 선수를 출전시킨 울산스포츠과학고의 등장도 이번 대회 울산체육의 또 하나의 볼거리였다.

이번 대회에 첫 출전한 이 학교 1학년 학생들은 육상, 유도, 레슬링, 복싱, 역도, 사격, 태권도, 카누 등 8개 종목에서 자신들보다 학년이 높은 학생들과 경쟁했다.

금메달은 없었지만 육상 여고부 높이뛰기에 출전한 박한나가 은메달을 수확했고, 레슬링 정지훈과 유도 김성은이 동메달 1개씩을 획득하는 등 미래 울산체육의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는 평가다.

울산 체육 관계자는 “학생 선수들의 경우 성장중에 있기 때문에 1년 차이도 수준차가 상당한데, 1학년인 이들이 이번 대회에서 상당히 선전했다고 볼 수 있다”며 “향후 울산 엘리트체육의 밑거름이자 자양분이 될 선수들에게 격려와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전에도 최종성적은 ‘17개 시·도 중 16등’

다관왕들의 배출과 신기록 수립, 울산체육의 미래를 보는 등 외향상 선전에도 울산 선수단이 최종적으로 받은 성적표는 아쉽기만하다. 경쟁을 통해 승패를 가리는 체육 특성상 결국 순위라는 결과를 가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울산 선수단은 17개 시·도 중 16위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지난 2012년부터 참가를 시작한 세종시가 17위로 사실상 울산이 최하위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15위에서 한 계단 추락한 것으로 제주가 개최지 가산점을 통해 순위가 급상승하면서 울산을 제쳤다.

물론 울산은 이번 전국체전에서 선수단 규모가 719명으로 세종시(227명)에 이어 가장 적은 것이 사실이나 금메달 대다수가 개인종목에 그쳤고, 상대적으로 점수가 높은 단체경기보다는 개인경기에 메달이 집중되면서 순위가 오르지 못했다.

실례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기록한 축구 종목은 종합우승을 차지해 2239점을 획득한 반면에 금메달 11개, 은메달 6개, 동메달 4개를 기록한 역도는 1561점을 획득해 종목 5위에 그쳤다.

이는 전국체전이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처럼 금메달 순으로 순위를 정하지 않고 득점조견표에 따른 종합점수제로 순위를 정하기 때문으로 종목에서 골고루 성적을 내는 것이 중요하고, 단체경기의 중요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국 울산은 45개 금메달 중 단체경기에서 금메달이 3개에 그쳤고, 종목별 종합우승이 축구를 제외하고는 전무한 부분이 종합순위가 최하위권에 머무는 요인인 것으로 분석돼 단체경기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준호기자 kjh@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