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축구경기장을 둘러싼 체육공원에는 밤이 없다. 한여름밤 더위를 피해 나온 울산시민들에게 더없이 좋은 피서지로 자리잡고 있다. 매일 밤마다 2만~3만여명이 북적댄다.  간편한 복장에 운동화를 신은 가족들이 배드민턴이나 롤러스케이트를 타기도 하고 자리를 깔아놓고 옹기종기 모여앉아 음식을 먹으며 환담을 나누기도 한다. 호수를 따라 이어지는 2002산책로에도 산책이나 가벼운 조깅을 하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  어린이를 데리고 나온 젊은 부부들에게 특히 인기가 있는 곳은 "자연생태학습로". 넓게 펼쳐진 호수 한편, 야구장 주차장이 있는 쪽에 설치된 "자연생태학습로"는 호수 위로 나무다리를 놓아 수생동식물을 볼 수 있도록 해놓은곳으로 "관찰데크"로도 불린다.  수초 사이를 헤쳐나가듯이 구부러지면서 너비 1.55m의 나무다리가 94.12m 길이로놓여 있다. 다소 면적이 넓은 곳도 마련돼 있다.  어른이나 아이 할것없이 호수 바닥을 내려다 보면서 자라와 개구리 등 수생동물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며 환호성을 지르기도 한다. 가끔 황소개구리가 나타나 깜짝 놀라기도 한다.  무거동에 사는 정다운·고운 자매는 "저녁을 먹고 나면 운동삼아 가족들과 함께 체육공원의 산책로를 한바퀴 돌고 간다"며 "호수 위로 펼쳐진 나무다리는 이 공원의 운치를 한결 더해준다"고 말했다.  이 다리는 당초 계획에는 없었으나 공원을 만들고 나서 산책로를 추가하면서 자연친화적인 볼거리를 만들고자 시설한 것. 산책로가 원래 나있던 산길을 그대로 살려 다듬기만 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 자연생태학습로 역시 원래 수심이 낮아 수초가많은 지역이라는 장점을 그대로 살려낸 것이다.  버드나무와 부들이 많이 자라고 있고 조개와 자라 등의 수생동물들도 살고 있던 곳에다 수련과 고창포를 새로 심어 볼거리를 더했다. 나무다리도 색상과 결이 친근감이 있는 다글라스 목재를 사용해 복도식으로 놓고 2단으로 난간을 만들었다.  보기에는 넉넉하고 편안해 보이나 키가 작은 아이들에게 위험하지 않을까하는 염려도 없지 않다.  울산시 관계자는 "수초가 자라는 곳은 수심이 깊지 않기 때문에 큰 위험은 없다"며 "그러나 어떠한 시설이든 사용자가 주의하지 않으면 위험하기 마련이므로 어린이를 동반한 부모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지역은 비가 아주 많이 오면 수심이 120㎝까지 깊어지지만 대개는 70㎝ 정도에 이른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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