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행정은 다른 행정에 비해 시민 정서와 깊은 관계가 있다. 이 때문에 문화행정은 다른 행정에 비해 상당한 계획이 필요하고 또 계획된 행정은 차질없이 추진돼야 한다. 그런데 울산시가 최근 펼친 문화행정을 보면 너무 계획성이 없다. 울산시가 처용암 일대를 공원화 하기 위해 지역작가들에게 공원내에 설치 할 처용상과 미술작품을 의뢰했다가 사전 통보없이 임의로 취소를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당시 계획이 확정된것이 아니고 처용암 주변의 녹화 사업의 하나로 의견을 물은것에 불과하다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 소리를 들을 때 우리는 개인간의 약속이라도 이런 답변은 할수 없는데 어떻게 시정을 맡고 있는 사람이 이런 답변을 하는지가 궁금하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울산시는 좀더 처용공원 사업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한 후 미술협회에 작품을 의뢰 해야 했다.  울산시의 이런 행동은 문화유적 답사에서도 가끔 나타난다. 외국에서 손님이 오면 울산시는 사전에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가 갑자기 가이드와 통역을 부르고 차량을 준비 시키는 등 수선을 떤다. 그런데 일이 끝나고 나면 아무런 사후 대책이 없어 욕을 들어 먹는다. 문제는 문화 행정을 펴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런 무계획적인 행동으로 주위 사람들이 얼마나 어려움을 겪나 하는것을 전혀 생각지 않는다는데 있다.  이번 일만 해도 울산시로 부터 작품 의뢰 통고를 받은 한국미술협회 울산시 지회는작품 선정과 또 훌륭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회원들 끼리 협의를 하는 등 많은 힘을 쏟았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울산시의 무성의로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하게 되었다. 우리는 "양치기와 늑대의 이야기"를 잘 안다. 이 이야기가 주는 교훈은 이처럼 무책임한 행동을 하는 사람은 언젠가는 큰 어려움을 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울산시는 시민의 대표 행정기관이다. 울산시가 다른 기관보다 시민들로 부터 신뢰를 받아야 하는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처용공원 조성과 관련 울산시가보인 행동은 양치기 소년과 전혀 다를것이 없다. 울산시가 양치기 소년 처럼 중요한 시기에 낭패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좀더 신뢰성 있는 문화 행정을 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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