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형 박병원 정형외과 과장이 유착성 피막염 환자에 대한 진료기록을 살피고 있다.

40대 워킹맘 이모씨는 외투를 입기 위해 팔을 뻗기만 해도 어깨가 쑤시고 아팠다. 통증으로 인해 만세하는 동작도 어려웠다. 세수를 하거나 수저를 사용할 때에도 간헐적 통증이 생겨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또 밤에는 통증이 더 심해져 잠을 이루기도 쉽지 않았다. 심지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 후 처리를 하기도 힘들고, 머리를 감거나 빗질, 바지 뒷주머니에 손을 넣는 동작 등도 힘들었다.

병원을 찾은 이씨는 유착성 피막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유착성 피막염은 40~60대 여성들에게 쉽게 발병하며, 일반 노동자 보다는 어깨 관절을 잘 쓰지 않는 앉아서 일하는 사람들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

어깨관절 감싸는 관절막 두꺼워져 통증
일반적으로 중년의 질병이라 생각하지만
스마트폰·컴퓨터로 상체 굽어 발생키도
MRI로 어깨 관절낭 좁아졌는지 확인해
회전근 간격 절제술·도수 조작술로 치료

◇어깨관절막 두꺼워져 통증 발생

어깨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회전근개 질환이나 석회화, 어깨관절의 염좌 등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 유착성 피막염이라는 병명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유착성 피막염은 어깨관절을 감싸고 있는 관절막이 염증과 섬유화 등의 이유로 두꺼워져 통증이 발생하고, 어깨 관절의 운동 범위가 감소해 일상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흔히 야간통을 동반하여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오래 지속될 경우 우울증까지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주형 박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유착성 피막염은 흔히 오십견이라 불리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50세, 즉 중년의 질병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최근 들어 유착성 피막염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연령이 젊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사용이 증가하면서 20~30대에서도 발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젊은 환자의 경우 유착성 피막염으로 인해 아프다는 사실을 몰라 오랜 기간 통증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스마트폰의 잦은 사용도 원인 중 하나

아직 확실한 원인은 알 수 없다. 만성 어깨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진 회전근개 질환을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관절염, 경추 이상, 신경 손상 등의 질환에서 유착성 피막염과 유사한 증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원인 질환에 의한 유착성 피막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인에 대한 정밀한 검사와 이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또 당뇨병, 심장 질환, 갑상선 질환 등 여러 내과적인 전신 질환을 통해 특발성 유착성 피막염이 호발된다. 특히 당뇨병 환자의 약 10~36%에서 이 질환이 나타난다.

이주형 과장은 “유착성 피막염 환자에 대한 면밀한 진찰을 통해서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면서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상지 전체의 움직임(기능)이 자연스럽지 못한 것이다. 최근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잦은 사용으로 상체가 굽게 되고, 이런 자세가 하나의 습관으로 굳어진다면 어깨를 바깥쪽으로 회전하거나 위로 뻗는 운동을 잘 하지 못하게 돼 어깨와 상지의 기능을 제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실제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 중 어깨를 바깥쪽으로 회전하면서 뻗으면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MRI 등 정밀한 영상검사로 감별

유착성 피막염의 진단을 위해서는 환자에 대한 면밀한 진찰과 함께 어깨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도와주는 관절 주머니인 관절낭의 상태를 감별해야 한다.

이주형 과장은 “이 질환은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막이 염증으로 인해 두꺼워진 것이므로 단순한 방사선 검사인 엑스레이 상에서는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으므로 관절 조영술을 포함한 MRI 등의 정밀한 영상검사를 이용해 어깨의 관절낭이 좁아져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과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다양한 신체 검사, 영상진단 검사 등을 종합적으로 취합해 통증과 연관되는 구조를 정확히 찾는 것이 이후 효과적인 치료 결과를 얻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회전근 간격 절제술·도수 조작술 등 가능

유착성 피막염은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어깨 운동범위를 회복시켜야 한다.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 감소된 운동범위 이상의 움직임에서는 극심한 통증이 뒤따르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이를 극복하기는 더욱 어렵다. 그러므로 일정 기간의 보존적 치료에 호전을 보이지 않는 경우 통증의 감소와 운동 범위를 회복시킬 수 있는 적극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주형 과장은 “통증과 운동 범위 감소가 심한 환자는 관절경을 이용한 회전근 간격 절제술과 관절낭 절개술을 받는 것이 좋다. 하지만 전신 마취가 필요하고, 비용이 비싸며, 입원 기간이 길어지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다른 방법으로는 초음파 유도하에 어깨 부분을 마취하여 통증 없이 어깨 관절 운동 범위를 회복시키기 위한 도수 조작술을 시행할 수 있다. 이는 초음파 유도하에 마취를 시행하기 때문에 안전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많은 경험과 섬세한 치료 술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치료를 통해 어느 정도 회복이 됐다면, 병원에서 교육받은 운동과 스트레칭을 일상생활에서도 지속적으로 시행하는 등 환자 스스로의 노력도 반드시 필요하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도움말=이주형 박병원 정형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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