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 핵연구소에서 몸담았던 과학자가 남미 베네수엘라에 핵무기 제조기밀을 넘기려 한 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뉴멕시코주 연방지방법원은 28일(현지시간)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LANL)에서 과학자로 일한 페드로 레오나르도 마세로니(79)에게 징역 5년형과 이후 3년 보호관찰을 선고했다.

아르헨티나 출신 귀화 미국인인 마세로니는 1979년부터 9년간 LANL에 근무한 뒤 베네수엘라 정부 대표로 가장한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에 접근, LANL 재직기간 얻은 핵무기 제조기밀을 넘긴 혐의로 2010년 기소됐다.

FBI는 이날 재판에서 ‘함정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마세로니는 녹음파일에서 FBI 요원에게 “10년 동안 베네수엘라를 위해 핵무기 40개를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베네수엘라가 전세계에 핵무기 보유사실을 알리기 위해서는 핵무기를 사용해야 한다면서 미국 뉴욕시를 겨냥한 핵무기 한 개를 만들어 주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뉴욕시 공격용 핵폭탄을 떨어뜨리면 사람은 죽지 않고 전력망만 망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녹음파일에서 자신의 부인(71)에게 핵무기 기밀을 팔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녹음파일 생성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1981년부터 2010년까지 LANL에서 근무한 그의 부인은 남편과 공모한 죄로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

마세로니는 재판 직후 AP통신에 미 정부가 자신을 스파이로 잘못 엮었다면서 혐의를 부인하면서도 항소 여부를 밝히지는 않았다.

또 플루오르화 수소 레이저가 핵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의 이론을 미 정부가 거부한 데 대해 불만을 품고 베네수엘라 정부 쪽에 접근했다고 주장했다.

1945년 원자탄을 처음 개발한 LANL은 여전히 핵무기 개발·연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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