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증대로 드론 시장 확대추세
우리 정부와 기업들 투자는 물론
시장 활용도 높일 방안도 연구해야

▲ 이일우 유시스 대표이사·울산벤처기업협회장

최근 술에 취한 미 국방부 소속 정보요원이 취미로 띄운 드론(Drone·무인비행기)이 백악관에 충돌해 드론공격에 무방비인 백악관의 경호가 도마에 오르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아일랜드에서는 치과 가기를 무서워하는 8살 아들의 유치를 발치하는데 드론을 사용했다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다. 이처럼 드론은 우리 생활 속에서 이미 많은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Drone은 사전적인 의미로는 ‘벌이 왱왱거리는 소리’ 또는 ‘낮게 윙윙거리는 소리’를 뜻한다. 기체에 사람이 타지 않고 지상에서 원격 조종한다는 점에서 무인항공기(UAV: Unmanned Aerial Vehicle)라고도 한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드론이라고 하면 전쟁터에서 정밀 타격이 필요한 공습에 활용하거나 영화 속에서 외계인과 맞서 싸우는 군사용 드론처럼 무겁게 느껴졌지만 최근에는 아이들의 크리스마스 선물로 각광받을 정도로 친숙해졌다.

과학기술은 어렵고 복잡한 것뿐만 아니라 간단하고 쉬운 형태로의 발전 또한 가져온다. 드론은 군사적인 목적으로 개발이 시작되었지만 현재는 물류, 영상촬영, 교통 및 재해관측 등 우리 실생활에 활용되고 있으며 그 적용범위는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다. 최근 TV에 방영되는 1박2일, 삼시세끼, 정글의법칙 같은 프로그램이나 드라마의 촬영에 활용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고 대형마트의 완구코너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15’에 대규모 드론 전용 전시관이 마련되어 ‘드론의 침공’이라고 표현될 만큼 큰 이슈가 되었다. 차세대 ICT시장에서 드론의 입지를 증명해 보이는 자리였는데 중국이나 미국에 비해 한국은 드론 시장에 대한 준비가 미흡하다는 질타도 함께 있었다.

프라이버시나 안전 등의 문제로 여러 나라에서 비행이 규제로 묶여있어 아직은 개인의 취미생활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었지만 현재 드론의 진화속도를 감안했을 때 기술력의 입증으로 규제를 완화시키는데 그렇게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연방항공국(FAA)은 2월2일 슈퍼볼 경기가 열린 피닉스 대학 스타디움에 드론 비행금지 구역을 무려 반경 30마일(약 50km)로 설정한다는 발표를 하여 이슈가 되었다. 물론 드론의 안전성을 걱정하기보다는 테러의 위험을 고려한 규제였겠지만 머지않아 드론으로 촬영한 슈퍼볼 경기 영상이 전 세계로 생중계되는 반전이 있으리라는 생각에 많은 사람이 동감할 것이다.

달아오르는 드론시장에서 더 이상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와 기업들도 많은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 필자의 의견을 더하자면 드론시장의 발빠른 접근에는 정부와 일부 기업의 관심과 투자만으로는 부족하다. 꼭 드론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현재 우리의 생활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될 수 있도록 많은 상상력을 발휘하여 다양하게 적용하는 것 또한 드론시장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화학공단의 화재에 가장 먼저 날아가서 현장의 관제를 도와주고 영남알프스의 실종된 등산객을 찾아내고 또 장생포 고래바다 여행선과 함께 고래를 찾아나서는 등은 이미 실현 가능한 상상이다. 유튜브에 ‘태화강 드론’을 검색하면 태화강이나 울산의 전경을 드론으로 촬영하여 올려놓은 영상들이 있다. 지금은 동호인들의 취미 수준지만 앞으로 우리 생활을 얼마나 편리하게 바꿔줄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일우 유시스 대표이사·울산벤처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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