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구성원의 뒷받침 절실
남구 ‘국제안전도시’ 공인 추진

▲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히말라야 동쪽 끝에 부탄이라는 작은 왕국이 있다. 인구는 약 70만명, 국토는 한반도의 5분의 1정도다. 이마저도 70%가 험준한 산악지대여서 ‘은둔의 왕국’이라 불린다.

1인당 국민소득 2500달러인 가난한 이 농업국가의 국민 97%는 자신이 행복하다 믿고 있다. 이처럼 부탄은 국민의 행복을 최대가치로 여긴다고 한다. 국정의 최고 지표도 국민총생산(GNP·Gross National Product)이 아니라 국민총행복지수(GNH·Gross Nationai Happiness)이며 모든 정책은 국민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지를 묻고 결정한다.

우리나라에서 1인당 지역내총생산이 가장 높은 도시 울산. 울산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중심구 역할을 하고 있는 남구. 과연 우리 구민들은 이에 걸맞는 ‘행복’과 ‘안전’을 누리고 있는가? 늘 마음속에 되뇌는 질문이다.

개인적으로 행복은 가장 기본적인 것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구민들이 바라는 것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에 다니고, 직장에 출근해 사고 없이 일하고, 저녁에는 온 가족이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 것일 것이다. 이런 평범한 일상이 바로 행복 아닐까?

지난해 국민들을 큰 충격에 빠뜨린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크고 작은 안전사고를 겪은 터라 이런 바람들은 더욱 간절해졌는지 모르겠다.

우리 남구는 인구 10만명당 손상사망률이 49.2명으로 울산 평균 53.5명, 부산 61.5명보다 낮지만 서울 44.7명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 손상으로 인한 남구의 연간 경제손실은 1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남구는 국내 최대 석유화학단지인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가 있기 때문에 화학사고 등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특정위험에 노출돼 있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도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기업 생산도 중요하지만 구민의 생명과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런 만큼 구청장에 취임하면서 민선5기 남구의 첫 번째 구정방침을 ‘생명존중 안전도시’로 정했다. 또 구체적인 실천을 위해 ‘국제안전도시 공인’을 추진하고자 한다.

국제안전도시는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자발적이고 체계적인 참여를 통해 각종 사고나 사회·경제적 손실을 줄이고 안전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도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철저한 심의를 통해 공인한다. 공인을 받기 위해서는 각종 손상사고와 재해로부터 구민을 보호한다는데 모든 가치를 두고 체계적인 민·관 협력시스템과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남구는 2015년을 ‘안전도시로 가는 원년’으로 정했다. 올 한해 사회·환경적 특성과 손상현황, 요구도에 근거한 총체적 안전도를 진단하고 중장기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렇게 맞춤형 안전사업에 대한 마스트플랜을 구축한 뒤 남구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고손상을 감시·평가할 수 있는 과학적 시스템과 근거자료를 마련할 것이다. 계획된 일을 착실히 수행하고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안전시스템을 마련해 나간다면 2~3년 내 공인을 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사실 국제안전도시를 추진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다. 구민과 기업체,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성공의 열쇠라 할 수 있다.

남구는 앞으로 안전도시 수행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구민의 요구를 꾸준히 수렴해 반영할 것이다. 또 잠재돼 있던 안전역량을 조직화하고 네트워크화 해 예산과 행정의 효율성을 최대한 높일 것이다.

이러한 과정들은 구민 삶의 질 향상과 기업의 생산증대뿐 아니라 남구가 안전한 첨단산업도시라는 이미지를 창출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이에따른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림으로 인구유입이나 기업유치 등 향후 도시발전의 새로운 발판이 될 것이다. ‘안전’을 뽐내고 미래의 새로운 ‘행복’을 이끌어낼 중대한 일에 많은 분들이 힘을 보태주시리라 믿는다.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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