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주말드라마 〈그 여자네 집〉(극본 김정수·연출 박종)이 마침내 시청률 30%를돌파했다.  시청률조사 전문기관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4일 방송된 〈그 여자네 집〉 제16회의 시청률은 30.9%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28일 첫방송에서 23.1%의 시청률로 출발, 꾸준히 20%대 초·중반의 시청률을 유지해오다가 두달째를 맞아 비로소 30%의 벽을 넘어선 것.  그 동안 〈그 여자네 집〉은 현실에서 느끼는 보통사람들의 감정을 세밀하게 포착해내면서 오랜만에 등장한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최근 이 드라마는 태주(차인표)와 결혼한 영욱(김남주)이 바쁜 직장생활 때문에 남편과 시댁식구들한테 소홀하다는 이유로 시어머니 및 시누이의 타박을 받는 내용이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또한 영욱의 삼촌(박상면)이 아이 하나를 가진 이혼녀(이아현)와 결혼하겠다고 하면서 가족들과 충돌하는 모습도 곁들여진다.  이런 장면들을 연기하는 연기자들에게서는 과장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이기 때문에 연기의 폭을 설정하기가 어렵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일상에 대한 세심한 관찰력을 가진 중견작가 김정수씨와 베테랑 연출가 박종PD의 절묘한 호흡에서 비롯된다.  박종PD는 "결혼이라는 것이 집안간의 만남이기 때문에 두 사람의 사랑만으로 완성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러한 현실을 인식하고 있는 20~30대 여성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고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의 인터넷 시청자게시판을 보면 "태주와 영욱이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답답하다", "너무나 현실적인 이 드라마를 보면 결혼하기가 두려워진다"는 등의 의견을 올리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결혼을 앞두고 있는 여성들에게 맞벌이 부부의 결혼생활이 어떤 것인가에 관한 진지한 고민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한편, 박종PD가 이 드라마에서 유일하게 비현실적인 부분이라고 밝힌 고아 준희(이서진)와 부잣집 딸 영채(김현주)의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은 젊은 시청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하는 부분이다.  서로간의 감정이 조금씩 깊어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보여지면서, 이들이 나오는 장면마다 시청자들은 입가에 자연스러운 미소를 짓고있다. 최근 시청자게시판에 올라와있는 글들의 절반 이상은 이들의 사랑이 반드시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것.  이밖에도 심양홍, 김해숙, 이효춘, 박근형 등의 탄탄한 중견탤런트들의 연기가 극의 완성도를 높여주고 있으며, 특히 김영옥이 선보이는 적나라한 치매 할머니 연기는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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