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주 등으로 다문화 국가 변모 중
배척보다 다양한 수용정책 등 추진해
다문화 융합을 통한 재도약 이룰 시기

▲ 전상귀 법무법인 현재 대표 변호사

한국이 다문화 국가로 변모하고 있다. 이미 백만 명이 넘는 외국출신자들이 한국을 채우고 있다. 국제결혼과 다문화가정의 증가기조도 계속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미 어떤 지역에는 다문화가족이 고유의 한국가족보다 더 많다. 다문화가족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의 수립이 필요하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사람들이건 농촌의 결혼수요이건 다문화가정도 소중한 가정이고 우리의 문화로 자리 잡는데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어떤 문화인류학자는 한국의 비빔밥이 문화적인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한다. 문화적인 독자성에 대한 강조가 지나치면 다양한 문화를 비빈 새로운 문화창달을 막게 된다. 한국어는 어휘가 아주 많은데 그것은 많은 다양한 문화가 섞여 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한국이 다문화국가로 나아가고 있는데 타산지석으로 삼을 국가가 있다. 바로 오천년 이상 다문화국가인 이웃 중국이다. 북경인과 상해인은 다르다는 유명한 저작이 있다. 잘 알다시피 중국은 G2로서 자리매김하고 있고, 한국의 최대교역국이 된 지 오래다. 그런 중국이 사실은 언어, 문화, 종교 및 인종의 다양성을 가진 다문화국가임에 초점을 맞추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16억 인구에 50여개의 민족이 공생하는 드넓은 공간을 두고 중국을 일의적으로 규정지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리 다양한 사람들을 두고 한마디로 중국인을 규정짓는 것이 가당키나 한 것인가? 중국은 수 천년동안 50여개의 민족이 흥망성쇠를 겨뤄 왔다. 왕조별 수도만 해도 함양, 장안, 북경, 남경, 대동 등을 합해 50개가 넘는다.

동북공정으로 고구려와 발해를 중국의 역사에 편입한다고 우려를 하고 있다. 현재의 중국강역에 있으니 중국역사가들이 이러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역사를 강역위주, 민족위주, 사실위주 또는 판단위주로 쓸 것인가 등 여러 관점이 있을 수 있는데 중국은 강역위주로 기술하려는 것 같다. 어떤 중국역사가는 중국 고대 자신들의 조상으로 황제, 염제, 치우 3명을 들기도 한다. 중국의 다양한 모습을 역사로 아우르려는 고육지책이 아닐까? 물론 한국의 입장에서는 동의하기 어려운 것이 실상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최초의 통일국가인 진나라는 몽골족(여진족이라는 설이 있다), 수나라나 당나라는 선비족, 원나라는 몽골족, 청나라는 여진족이 중심세력이었는데 이를 한족이 아니라고 역사에서 제외할 수는 없지 아니한가. 하여간 다양한 민족, 언어, 문화 그리고 쟁투가 넓은 땅에서 수 천년 동안 지속되었으므로 다양성은 중국만한 곳은 없을 것이다.

중국이 다문화국가로 역사상 가장 중요한 지위를 잃지 아니한 이유는 다문화에 대한 수용능력이 그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현재 중국은 소수민족 보호정책을 펴고 있다. 동시에 공동의 발전상을 이루기 위하여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지역마다 독특한 언어가 있어 아직도 산동성 사람이 광동성 사람의 말을 모두 알아 듣지는 못하고 있다. 그래도 한자라는 통일성이 있는 글로 인하여 소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방송에는 자막이 나오는데 이는 자국민을 위한 것이니 언어소통도 안 되는 16억 인구를 조율하기에 얼마나 힘들겠는가. 그래도 세계 최강국의 하나로 우뚝 서고 있으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를 다시 들여다 보자. 저출산 초고령 사회로 변하는 우리도 다문화인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누군가는 젊은 사람이 일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자면 그 고유의 문화와 습관을 존중하고 기존에 우리가 해왔던 미풍양속과의 조화를 모색해야만 한다. 교육, 행정, 보건 기타 공공서비스에서 다문화인을 고려한 입론이 절실하다. 배척보다는 다양한 수용으로 대국을 이루어낸 오천년 중국을 곱씹어 보자. 이제 한국은 다문화 융합을 통하여 재도약할 시기가 왔다.

전상귀 법무법인 현재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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