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경영평가 시즌 시작돼
PDCA 방식으로 업무 처리하면
원활한 목표달성·점검 가능해

▲ 강종열 울산항만공사 사장

요즘 공기업들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경영평가이다.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임원들의 성과급은 물론 직원들의 성과급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공기업들은 평가를 잘 받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경영평가는 평가보고서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공기업의 1년 동안의 업무를 평가하는 것이다. 평가보고서는 1년 동안의 업무과정과 성과를 기술하여 보고하는 보고서에 불과하며 보다 중요한 것은 1년 동안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어떻게 회사 경영을 하여 어떠한 성과를 달성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훌륭한 성과를 달성하였더라도 보고서 기술방법이 서툴러 그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므로 보고서 작성은 중요하다. 그러나 제대로 된 성과가 없거나 성과를 내기 위한 업무 과정이 서툴렀다면 아무리 훌륭한 언변으로 그 내용을 포장하였더라도 결코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결국 중요한 것은 성과를 내기 위한 조직과 업무의 방법, 그리고 성과를 달성하고자 하는 조직 구성원의 태도와 평소의 노력이라고 생각된다.

평가보고서 작성 편람에는 각각의 평가 항목이 있고 평가 항목에 따라 PDCA 방식으로 기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PDCA란 미국의 품질관리학자인 에드워드 데밍이 제안한 프로젝트 또는 업무처리 방식으로 데밍사이클이라고도 하는 것이다. 즉 프로젝트나 일을 수행할 때 먼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여(계획, Plan) 그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실행, Do). 실행 과정에서 중간 중간 결과를 측정하여 설정한 목표가 제대로 달성되고 있는지를 확인하여(확인, Check) 문제가 있으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조치, Act) 애초의 목표가 달성되도록 하고자 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을 따르면 일을 처리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그리고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할 수 있고, 실행과정에서 목표가 제대로 달성되어가고 있는지 중간 중간 점검하여 문제가 있어 목표달성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으면 필요한 조치를 취해 애초에 계획했던 목표를 달성하고, 또 다음 계획에는 이러한 내용들을 반영하여 업무처리절차를 한 단계 향상시킬 수 있게 된다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업무처리 방법은 공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제어계측의 방법으로 단순하고 지극히 당연한 것 같지만 실제 조직에서 일을 하는 방법을 보면 반드시 그렇지 만은 않은 것 같다. 평소에 업무를 그러한 방법으로 해 왔다면 그 과정을 그대로 정리한 내용이 평가보고서가 될 수 있을 것인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성과결과를 가지고 역으로 스토리를 짜 맞추려고 하니 힘든 것 같다. PDCA 방식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할까?

첫째, 어떤 일을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분명해야 한다. 그 일을 하는 목적이 명확하고 대외적으로 가치 있는 일인지 확인하여야 한다. 대의명분이 취약하면 그 실행력이 떨어질 수 있다. 둘째, 목적의 달성정도를 측정 내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목표이다. 목표는 이 일로서 도달하고자 하는 수준이다. 이는 물론 계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계량지표), 단지 어느 정도라고 기술할 수도 있다(비계량지표). 셋째, 목표(달성하고자 하는 수준)와 현재 수준 사이의 차이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수단이나 방법들을 모색할 수 있는데 이 방법들에 대해 효과와 비용 등을 평가하여 추구할 방법들을 선정한다. 넷째, 이 방법들을 주어진 계획기간 동안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 일정계획(스케쥴)을 짜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목표의 달성정도를 중간 중간 확인할 수 있는 확인점이 있으면 좋겠다. 이러한 계획을 수립하여 실행해가면서 그 과정을 문서로 남겨 최종적으로 달성한 결과와 함께 정리하면 이것이 훌륭한 경영평가 보고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강종열 울산항만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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