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물동량 창출할 수 없는 울산항
운영 효율화로 신규 물동량 유치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실적 개선 기대

▲ 강종열 울산항만공사 사장

공기업 경영평가를 준비하며 직원들에게 ‘경영평가는 평가보고서를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공사의 1년 동안의 경영행위를 평가받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공사의 실적은 계량지표로 나타나는 결과인데 일을 하는 과정에서 열심히 노력해도 간혹 실적이 좋지 못한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특히 우리 공사의 경우 실적을 나타내는 계량지표들은 울산항 물동량이나 매출액과 관련된 것들로서 경우에 따라 울산항 물동량이나 매출액은 우리의 노력과 상관없이 결정되기도 한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울산항은 배후 공업단지의 수출입을 지원하는 공업지원항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항만이 스스로 물동량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울산항은 철저히 울산공업단지에서 필요로 하는 원자재수입과 울산공업단지에서 생산한 제품의 수출항 기능을 하고 있다. 울산항의 물동량은 액체물동량이 전체 물동량의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그것의 약 80%를 특정의 2개 기업체의 수출입 물량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이러한 사실을 대변해주고 있다. 부산항의 경우 수출입화물은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상업화물들이며, 또 최종 목적지가 부산항이 아닌 환적 화물이 전체의 50%를 넘고 있다. 환적화물은 부산항의 노력 여하에 따라 물동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이 울산항과는 다른 점이다. 울산항 물동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액체 화물은 그 특성상 환적화물의 유치도 쉽지 않다.

둘째, 울산항은 항만 스스로가 물동량을 창출하는 항만배후단지가 발달되어 있지 않다. 울산의 경우 항만을 끼고 있는 인근의 토지가 대부분 산업단지로 개발되어 있어 항만배후단지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구조이다. 그렇다고 해서 경영평가를 받는 공사의 입장에서 수동적이거나 소극적일 수 없다. 최근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바와 같이 울산공업단지의 구조적인 문제는 향후 물동량의 현격한 증가를 어렵게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공사는 어떠한 대책을 세워야 할까? 우리 공사에서는 다음과 같은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첫째, 장·단기적인 물동량 창출전략이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부두재배치를 통한 부두운영 효율화로 신규 물동량을 유치하고자 한다. 울산은 전국에서 자동차 생산량이 가장 많은 도시이지만 야적장의 부족으로 울산에서 생산된 자동차 중 연간 약 40만대 가량이 타항을 통해서 수출되고 있다. 이 화물을 유치하기 위해 울산 본항 6부두를 Ro-Ro 화물 부두로 개발하고 있다. 또 현재 인천 지역에서 생산하여 육로로 운송하고 있는 철재화물을 해송으로 전환하여 물동량을 증가시킬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동북아 오일허브와 항만배후단지 개발을 통한 물동량 창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오일허브 배후에 개발하고 있는 배후단지에 물동량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들을 입주시킴으로써, 또 동북아 오일허브가 완성되어 동북아에서 필요한 오일과 석유관련 제품의 거래가 활성화되면 울산의 물동량은 획기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물동량과 매출액을 중심으로 하는 연간 경영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다. 물동량과 매출액 목표를 달성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하여 실천해 나가며 주기적으로 현황을 파악하고 목표에 부진할 때는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적용해가며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물동량 관리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우리의 노력을 통해 물동량이 창출될 수 있다고 믿으며 불행하게도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물동량이 목표한 만큼 증가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경영평가에서 우리의 그러한 노력을 비계량지표로 기술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강종열 울산항만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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