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열린 경상커플마라톤대회는 여느 대회와는 달리 기록을 재는 경쟁 대회가 아니라 가족, 친구, 연인, 노사, 직장동료들이 함께 우정과 사랑을 나누고 화합을 다지는 대회다. 5㎞와 10㎞로 나뉘어 펼쳐진 이번 대회에서 MVP라 할 수 있는 베스트커플상은 아무래도 골인 직전까지 ‘커플’의 의미를 몸소 보여준 팀들에게 돌아갔다.

과장 손 잡고 뛴 반장, 2년 연속 영광

▲ 5km베스트커플--김정오(왼쪽)씨와 유석용씨.

○…5㎞ 부문을 뛴 (주)대경이앤씨의 유석용(56) 반장과 김정오(36) 과장은 결승선을 통과하기 직전까지 손을 잡고 들어오면서 직장동료의 따뜻한 화합의 정을 선보였다. 이 날 베스트커플상으로 선정된 유씨는 특히 지난해에도 다른 직원과 함께 마지막순간까지 손을 잡고 골인지점에 들어오며 베스트커플상을 수상한 바 있어 올해 대회까지 2년 연속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유씨는 “대회가 커플마라톤대회이다 보니 아무래도 함께 뛰는 동료와 호흡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2년연속 타고 보니 내년에도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유씨와 함께 뛰면서 베스트커플상을 처음으로 받은 김정오씨는 “비가 와서 걱정했는데 오히려 개운한 느낌이다. 거기다가 베스트커플상을 받으니 더욱 기쁘다”고 밝혔다.

마라톤 베테랑과 초보의 환상 호흡

▲ 10km 베스트커플--김영수(왼쪽)씨와 이종배씨.

○…10㎞ 부문 베스트커플상을 차지한 이종배(57)씨와 김영수(43)씨는 각기 마라톤 베테랑과 초보다. 개인택시를 운행하면서 짬짬이 마라톤을 즐기는 이종배씨는 마라톤 경력만 15년째. 울산 지역의 다양한 대회에 참가해 신체를 단련하고 있다. 그에 반해 김영수씨는 마라톤 입문 6개월의 초심자. 골인지점을 통과한 뒤에도 담담한 이종배씨와는 달리 호흡이 가팔랐다. 실제로 이 날 김씨는 평소 자신의 기록보다 7분을 앞당겼단다. 김씨는 “베테랑인 선배가 아무래도 초보인 나와 호흡을 맞춰 뛰느라 심심하셨을거다. 그래도 그렇게 함께 뛰었다는 의미로 베스트커플상을 수상해 의미가 남다르다”며 “혼자 뛰면 힘들고 지치기 나름인데 함께 뛰니 재미도 있고, 기록도 좋게 나왔다. 기회가 되면 내년에도 출전해 좋은 추억을 남기겠다”고 말했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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