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세대-자식세대의 미래를 위해
나랏빚 상환이라는 부담 덜어줘야
이해당사자 서로 양보하는 자세 필요

▲ 박유억 케이알엠에이씨코퍼레이션 대표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驅逐)한다.’ ‘시중에 좋은 돈과 나쁜 돈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을 때에, 나쁜 돈이 좋은 돈을 몰아낸다’는 뜻이다. 화폐를 금·은·동화로 사용하던 16세기 영국의 왕실 재정고문이었던 그레샴의 주장이다. 재정이 나빠짐에 따라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금과 은의 함량을 줄여 발행하자, 사람들은 함량미달의 나쁜 돈만 사용하고, 질좋은 진짜 금·은화는 장롱 속에 숨겨두게 됐다. 따라서 점차 시중에는 함량미달의 돈만 남고, 질 좋은 돈은 사라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어느 때 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는 장기적으로 보편타당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가기 위한 의사결정과 정책(良貨) 보다는 기득권을 지키고 단기적인 성과에만 치우쳐 선동적 분위기 조성으로 현재를 위해 미래를 희생시키는 악화(惡貨)가 양산되는 악순환의 단계로 접어들어버린 것 같아 심히 걱정이다.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인 다수결이라는 의사결정에 따른 소수자의 피해 등을 구제하기 위한 보완책으로 실시하고 있는 사회적합의 제도가 오늘날 막무가내로 떼 쓰고 버티는 집단이 상대방의 억지 양보를 이끌어내 합의하도록 만드는 이상한 제도로 변질됐고, 이러한 행태의 과정을 거치는 사회적 합의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청년세대의 실업자증가와 연금문제 개선 및 대책을 논의하고 추진함에 있어 나타나고 있는 각 기득권집단의 행동이 이러한 사회적 억지 합의 행태의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국가에서도 가능한한 많은 국민들이 일자리를 갖게하여 실업을 줄이고 청년세대들이 소득을 올려 국가의 부의 근원을 창출하게 하여야 하는데, 지금의 우리 현실은 조직화된 10%의 고연봉 기득권 근로자가 나빠진 경제환경 속에서도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임금삭감은 반대하며 정년연장과 통상임금 확대를 거세게 주장하고 있고, 기업들은 현재의 인원이 줄지 않으면 고용을 늘릴 여력이 없어 청년실업자는 점점 늘어나 사회적 문제와 국가적 손실이 너무나 크다.

한편으로 우리나라의 지난해 살림살이 결산 결과 경제성장률이 3% 이하인데 비해, 재작년보다 나라빚의 증가율이 8.3%로 경제성장보다 빚의 증가율이 약 3배 정도 더 커졌다고 한다. 이러한 나라빚의 전체 증가분 중에서 절반가량이 연금 등 국가의 충당부채증가분이라고 한다. 특정연금의 부족한 재원으로 인하여 내년에는 하루에 100억원씩 국민세금으로 충당하여야 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연금 수령액을 현실화하여 삭감하는 개혁방향에 대해, 최근 열린 반대집회에서는 국민노후를 불안하게 하는 개혁을 반대한다고 논리에 맞지않는 목소리를 높이고 떼를 쓰니 국민의 입장에서 참으로 어이가 없다.

자신들만의 기득권을 지키며 더 많은 과실을 쟁취하기 위해 막무가내로 떼 쓰고 요구하는 집단이 늘어나고, 논리적이고 명확한 근거없이 서민들이 모은 돈을 기업이 모두 가져갔다고 국민을 현혹하며 특정대상을 비난하여 적으로 삼아 현재의 정치기반 유지와 향후 권력쟁취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어느 정치인의 선동적인 구호에서 보듯이 어느새 우리는 옳은 이야기의 양화(良貨)는 묻히고 악화(惡貨)가 양산되는 악순환의 환경에 함몰되며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기성세대가 청소년의 다음 세대들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가르치고 있는지, 꺾여진 많은 청년세대들의 꿈을 되살리고, 자식세대들에게 전가시키는 나라빚 상환의 힘든 짐을 덜어 주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더 늦기 전, 이 시점에서 모두가 진심으로 심각히 생각하고, 서로의 엇갈리는 득과 실은 조금씩 양보하고 조정하여 방법을 찾는 양화(良貨)를 시급히 만들어 내야 한다.

박유억 케이알엠에이씨코퍼레이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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