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여든을 바라보는 미국의 한 노인이 경찰의 끈질긴 추격 끝에 56년간 이어온 도망자의 삶을 마감했다.

5일(현지시간) CBS 방송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연방보안관실(USMS)의 북부 오하이오 주 미제 사건 폭력 탈주범 전담반은 교정 시설을 탈출한 혐의로 올해 79세인 프랭크 프레시워터스를 4일 플로리다 주 멜버른에서 체포했다.

연방보안관(US Marshals)은 교도소 수감자 수송, 법원 직원 보호, 탈주범 검거 등을 수행하는 법원 집행관이다.

AP 통신은 세월이 무수히 흐른 탓에 용의자 식별 사진만으로 도저히 프레시워터스를 검거할 수 없게 되자 USMS가 작전을 짰다고 소개했다.

USMS 북부 오하이오 지부는 프레시워터스의 현재 거주지를 파악한 뒤 플로리다 지부에 몰래 그의 지문을 채취하도록 지시했다.

과거 범죄 기록에 남은 지문과 대조해 동일 인물임을 확인한 오하이오 지부는 프레시워터스가 20대 때 범죄를 저지르고 나서 찍은 사진을 플로리다 지부에 보내 그를 체포하도록 했다.

윌리엄 해럴드 콕스라는 가명으로 살아온 프레시워터스는 50여년 전 자신의 사진을 받아본 뒤 “이 친구를 오랫동안 보지 못했다”고 했다가 “당신들이 나를 붙잡았다”며 순순히 손을 내밀었다.

오하이오 주 애크런 출신인 프레시워터스는 21살 무렵이던 1957년 7월 자신의 차로 건널목을 건너던 행인을 치여 최대 20년형을 선고받았다.

집행 유예로 풀려난 그는 보호관찰명령을 어기고 운전을 하다가 발각돼 1959년 2월 악명 높은 오하이오 주립 소년원에 수감됐다.

이 교정시설은 1994년 할리우드 영화 쇼생크 탈출의 촬영장으로도 유명하다.

이곳에서 모범적인 생활로 간수의 눈에 든 프레시워터스는 그해 경비가 덜 삼엄하고 농장을 갖춘 다른 교도소로 이감됐다.

그는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1959년 9월 30일 탈옥에 성공했다.

그때부터 도망자가 된 프레시워터스는 16년이 지난 1975년 웨스트버니지아 주에서 경찰에 붙잡혀 탈주 생활을 끝내는 듯했다.

그러나 당시 웨스트버지니아 주지사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를 오하이오 주로 돌려보내는 것을 거부했고, 자유의 몸이 된 프레시워터스는 도망자의 생활을 이어갔다.

비록 불안한 ‘가짜 인생’이었지만, 은퇴한 트럭 운전사로 사회보장제도 혜택에 의지해 살던 프레시워터스의 노후를 빼앗은 것은 올해 초 미제사건 해결을 기치로 출범한 USMS 북부 오하이오 주 탈주범 전담반이다.

여러 증거를 통해 가장 찾기 쉬운 프레시워터스를 검거 0순위로 지목한 USMS는 플로리다 지부와의 공조로 첫 성과를 올렸다.

현재 플로리다 주 브리버드 카운티 보안관 구치소에 수감 중인 프레시워터스는 곧 오하이오 주 교도소로 이감될 예정이다.

USMS의 한 관계자는 뉴욕 데일리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수십 년간 도망자로 수배된 사람은 쉽게 발 뻗고 자지 말라는 교훈을 줬다”고 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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