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제조업이 다시 뛴다 (4)삼성SDI 울산사업장

BMW·크라이슬러 등에 공급

전지산업의 리더로 변신 성공

▲ 삼성SDI 울산사업장 임직원들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들고 있는 모습.

지난 1월에 이어 2일 울주군 삼남면 삼성SDI 울산사업장을 다시 찾았다. 위기의 제조업 현장이 아닌 전기차 배터리의 강자로, 글로벌 초일류 기업의 첨병 사업장을 취재하기 위해서다.

삼성SDI가 만든 60Ah(암페어) 전기차용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타고 공장을 둘러봤다. 5분여 운행시간 동안 정숙했고, 힘이 딸린다는 느낌을 받지 못할 정도로 성능이 우수해 보였다.

배터리 공장은 보안 1등급 시설이 돼 생산 현장을 직접 보지 못한 아쉬움이 컸지만, 간간이 보이는 임직원들의 모습은 디스플레이 산업의 리더에서 전지산업의 리더로 성공적으로 변신하고 있는 회사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밝아 보인다.

삼성SDI 울산사업장은 전기자동차용 전지사업을 통해 거대하고 새로운 자동차 사업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로 가동중지에 들어간 PDP(Plasma Display Panel) 4라인 공장 일부에 ESS(대용량 에너지 저장 장치)용 전지 2개 라인을 가동 중이다. 장치산업이자 기간산업 분야인 전력 사업 분야에도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최고의 소형 배터리 기술과 브라운관 사업에서 습득한 제조기술력이 집결된 울산사업장의 배터리 생산공장은 BMW의 전기차인 i3, i8 등에 배터리를 전량 공급하는 등 최첨단 전기자동차용 배터리공장으로 자리잡았다.

옛 본관 건물에 인접해 있는 옛 TV 브라운관 1공장은 각각 월 30만~50만셀 규모의 중대형전지 1~3라인(전기차 배터리 1공장)이 들어서 가동 중에 있다. 또 옛 PDP 공장에서 북쪽 방향으로 전기차용 중대형전지 4라인(전기차 배터리 2공장) 증설이 완료 단계로 가동 시기를 저울질 중이다.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세계 1위를 목표로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삼성SDI는 최근 오스트리아에 삼성SDI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팩(PACK·모듈 여러 개를 모은 뒤 냉각 장치 등을 추가한 형태) 사업 법인인 삼성SDI 배터리시스템스(SDIBS)를 공식 출범시킴으로써 울산(셀(기본 배터리)·모듈(셀 10여개를 프레임에 넣은 단계)), 중국 시안(셀·모듈) 공장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사업 3대 생산기지를 구축,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계획임을 밝혔다.

삼성SDI는 SDIBS 출범으로 셀에서 모듈, 팩으로 이어지는 일관 사업체제를 구축하게 돼 차세대 기술개발에서도 경쟁 업체들보다 앞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SDI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SDI와 2009년부터 파트너십을 맺어 협력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는 BMW는 2013년 말 세계최대 용량인 60Ah(암페어)급 삼성SDI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자동차 BMW i3를 출시, 돌풍을 일으켰다.

두 회사는 2014년 7월 배터리 셀 공급을 수년간 수 조원 규모로 확대하고, 차세대 소재 등 관련 기술의 공동 개발 등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급확대를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하며 협력을 심화시키고 있다.

삼성SDI는 미국의 크라이슬러, 인도의 마힌드라와도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해 6월에는 미국의 메이저 자동차 회사인 포드와 ‘초경량 리튬이온 배터리 컨셉’ 개발을 위한 상호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이같은 삼성SDI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의 급성장은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소형 2차전지의 경쟁력이 바탕이 돼 있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글로벌 소형 2차전지 시장에서 26.95%의 점유율로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경쟁사 대비 10년 이상 늦게 2차전지 분야에 뛰어들었지만, 우수한 품질과 고객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2010년부터 1위를 지키고 있다.

대용량저장장치인 리튬이온 ESS사업에서도 2014년 전 세계 시장 점유률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신형욱기자 shi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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