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감염에 대한 두려움 접고
면역력 향상 위해 생활습관 개선
간단한 숨쉬기로 마음 이완시켜야

▲ 곽미자 춘해보건대학교 요가과 교수

요즘 아침부터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는 습관이 생겼다. 마치 오늘의 날씨를 보듯이 ‘오늘의 메르스’ 현황을 살펴보게 된다. 메르스에 대한 넘치는 정보와 자료들이 거기서 거기임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다른 기사들을 읽어보게 된다. 왜일까? 스스로 반문해보니 무의식 깊은 곳에는 두려움이 있었다. 그 두려움이란 메르스에 감염되는 것보다 메르스에 두려워하는 우리의 태도에 대한 것이다. 즉, 두려움에 대한 두려움이다.

어느 일간지에 의하면, 2008년 1월1일부터 2015년 6월9일까지 지난 7년6개월 동안 트위터·블로그에 올라온 70억4279만건의 글의 감성 연관어를 분석한 결과 메르스는 두려움(48.3%), 세월호는 슬픔(23.7%)과 연관된 말이 가장 많이 언급되었다고 한다.

이런 현상에 대해 어느 분석가는 세월호는 타인의 비극에 대해 슬퍼하는 사건이었다면, 메르스는 자신과 가족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반응이 나타난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사회적인 두려움을 두고 어느 기고가는 메르스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의사보다 심리학자가 더 필요한 것이 아닌지 묻고 있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재난 그 자체보다 재난에 대처하는 태도일지 모른다.

최근 심심찮게 메르스 자가격리 무단 이탈자를 추적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개인적인 이유야 어떠하든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심이나 메르스 극복을 위한 협동심 부재에서 비롯되었으리라 본다. 7월21일부터 곧 시행하게 될 인성교육진흥법이 강조하는 인성교육의 가치·덕목 중 하나가 배려, 협동, 예의 등의 마음가짐이 포함된다. 학생들에게만 강조되어야 할 인성교육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가치임을 한 번 더 보게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메르스를 퇴치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들이 있다. 보기만 해도 갑갑해 보이는 방호복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끝까지 환자 곁을 지키겠다는 간호사들의 이야기는 가슴 뭉클하다.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최선을 다하는 의료진들의 자녀들이 겪는 ‘왕따’와 같은 또 다른 심리적 고통이다. 안심병원의 간호사조차도 사직을 고민한다는 내용이나 부모가 와서 간호사인 딸을 데리고 갔다는 등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최전방에서 생명을 살리기 위해 두려움과 싸우며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하는 의료진들에게 한 사람의 사회구성원으로서 고마움이 일었다. 그들에게서 희망을 보았다. 어쩌면 매일 인터넷 기사를 조회하는 것도 두려움을 떨치고 의연하게 일하는 이들에게서 희망을 보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우리 시민들한테서 희망을 보려고 한다. 메르스에 감염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보다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생활습관을 스스로 바꾸어감으로써 두려운 에너지를 몰아내야 한다. 평소에 신체 방어시스템인 면역력을 강화하여 메르스가 침입하지 못하도록 방어벽을 두껍게 해야 한다. 설령 침입하더라도 병원균을 무력화시키도록 해야 한다.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각자의 영역에 있는 사람들이 다양한 처방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그 중에는 광고를 위해서가 대다수이기도 하며, 심지어 악용하기도 한다. 너무 많은 정보홍수 속에서 어떤 것을 접해야 할지 혼란스럽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정보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보를 많이 접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의 눈과 귀는 쉬고 싶다. 감기를 처방하는데 있어서 가장 필요한 것은 휴식이듯이 우리에게 정보매체로부터의 휴식이 필요하다. 그리고 잘 자야한다. 면역계를 자극하는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는 이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두려움이 느껴질 때마다 크게 숨을 쉬는 것도 방법이다. 자신의 숨결을 주시하다보면 어느새 마음에 중심이 서고 고요해지는 것을 느낄 것이다. 불안과 두려움을 몰아내기 위해서는 복부를 수축하면서 천천히 숨을 내시고 이어 몸의 생명력과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해 가슴을 활짝 열면서 천천히 숨을 깊이 마신다. 이러한 간단한 숨쉬기운동으로 마음을 이완하면서 우리 사회전체의 면역력을 높였으면 한다.

곽미자 춘해보건대학교 요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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