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 방지·격리·치료 위해
사투 벌이고 있는 보건의료 종사자
힘내라는 응원과 격려 보내줘야

▲ 김상국 NH농협은행 울산본부장

내일은 6·25전쟁 발발 65주년이 되는 날이다. 3년간 13만8000명의 사망자를 포함하여 총 60만9000여 국군 희생자와 100만여 민간인 피해를 낳은 6·25전쟁은 근대 국가체제가 형성된 1500년부터 현재까지 발생한 전쟁 가운데 군인 사망자가 일곱 번째로 많은 전쟁으로 기록되고 있다. 당시 울산에서도 학도병 이달우를 포함하여 5832분의 호국용사가 참전하였는데 지금도 울산대공원에 조성된 6·25 참전용사 명각비에 이름을 올려 그 숭고한 뜻을 기리고 있다. 특히 두동면 구미리의 이민건, 태건, 영건, 승건(월남전) 4형제의 참전과 희생은 울산지역의 호국정신을 잘 보여주는 본보기이며, 이러한 전통은 이후에도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다. 잘못 떨어진 수류탄에 자신의 몸을 던져 소대원들의 목숨을 구하고 장렬히 산화한 차성도 중위와 기체 이상으로 추락하는 블랙이글의 조종간을 끝까지 부여잡아 수많은 어린 새싹들을 구하고 순국한 김도현 소령이 바로 그들이다.

하지만 대학생의 39.2%가 6·25 전쟁이 언제 일어났는지를 모른다는 한 연구소의 지난해 조사결과를 보면 10년, 20년 후에도 호국영웅들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순국선열들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후손들에게 잘 계승될지 걱정이 앞선다.

흔히 대한민국은 영웅을 키우고 기리는 사회가 아니라고 한다. 귀감이 될 만한 미담은 자칫 냉소로 돌변하기 십상이고 악성루머와 신상털기로 SNS에 온통 난리가 난다. 알래스카에는 Seward Harber, Seward Highway처럼 수워드(Seward)라는 단어가 곳곳에서 눈에 띈다. 1867년 제정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매입하는데 앞장섰던 당시의 국무장관 윌리엄 수워드(William H. Seward)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붙여진 명칭이다. 자랑스런 호국영웅을 여럿 배출한 울산도 ‘호국4형제의 길’이나 ‘차성도의 날’ ‘김도현의 날’을 제정하여 자라나는 후세들에게 이들의 숭고한 호국정신을 길이 기리게 하면 어떨까.

지금 메르스(MERS) 사태로 온 나라가 야단이다. 초기대응이 미흡해 파급영향이 크다. 다행히 울산은 아직 확진 환자가 나오지 않아 영남 유일의 메르스 청정지역으로 남아있지만 방심했다가는 언제 뚫릴지 모를 상황이다. 메르스 확산을 방지하고 신속한 감염자 격리와 치료를 위해 보건 의료계 종사자들이 지금도 사투를 벌이고 있다. 오직 사명감 하나로 중환자실에 격리된 채 하루 종일 환자를 돌보고 있는 이 땅의 수많은 ‘김현아 간호사’들과 땀범벅이 된 방역복을 입고 오늘도 환자이송에 여념이 없는 119 구급대원들도 분명 이 시대의 호국영웅들이다. 이들에게 힘내라는 응원과 격려는 못해줄망정 가족이라는 이유로 자녀들에게 상처를 주고 근거없이 배척하는 행위가 정말 옳은 일인지 되돌아 봐야 한다.

호국보훈의 달 6월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그러나 메르스와 가뭄 같은 어려운 상황은 현재 진행형이고 경제상황은 세월호 사태 때보다 더 심각하다고 한다. 이럴수록 전 국민이 합심단결하여 각자가 제 자리에서 차분히 제 역할을 다해야 할 때다. 나아가 이 시간에도 위험을 무릅쓰고 의료현장에서, 가뭄극복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이 시대의 영웅들을 위해 우리가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자문하면서 이달을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김상국 NH농협은행 울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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