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명 가스실 학살 관련…공판서 ‘도덕적 공범’ 인정

과거 나치 정권 시절 집단수용소인 아우슈비츠 경비원으로서 30만 명의 학살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오스카 그뢰닝(94)에게 징역 3년 6개월이 구형됐다.

독일 검찰은 7일(현지시간) ‘아우슈비츠의 회계원’이란 별칭을 가진 그뢰닝에게 이같이 구형하고 수많은 희생자가 있었지만, 이 과정에서 그의 역할은 제한적이었다고 판단 사유를 밝혔다.

옌스 레만 검사는 또한, 그가 지난 수십 년간 기소되진 않았지만 수시로 조사받았기 때문에 사실상 형 일부를 산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뢰닝 공판은 그가 1944년 5∼7월 가스실 집단학살을 자행한 나치 정권의 공범으로 간주한 독일 검찰의 기소로 올해 4월 뤼네부르크 지방법원에서 시작됐다.

그뢰닝은 이번 재판에서 “나 역시 ’도덕적‘ 공범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는 그동안 “나는 큰 기계의 작은 톱니바퀴에 불과하다”라는 식으로 자신의 태도를 정리하며 직접적 연루 혐의만큼은 인정하지 않았다.

그뢰닝은 2차 세계대전 기간이던 1942∼1994년 나치가 폴란드에 세운 아우슈비츠 수용소 경비원으로 2년여 있으면서 수용자들의 짐을 압수하고 금품을 계산해 독일로 보내는 업무를 맡았다.

앞서 프랑크푸르트 검찰은 1985년 증거 부족을 이유로 그뢰닝에 대한 기소를 포기한 바 있다.

그러나 독일에선 뮌헨 지방법원이 2011년 5월 폴란드 ‘소비보르 절멸 수용소’의 전직 간수 존 뎀야뉴크에게 금고 5년 형을 선고한 것을 계기로 검찰의 기소 태도와 법원의 사법적 접근 양태가 바뀌었다.

수용소 경비원 인사 기록 카드가 실물 증거로 채택된 뎀야뉴크 사건 기소 후부터 ‘학살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기관의 구성원’에 대해서도 혐의를 물어 단죄하는 쪽으로 변화한 것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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