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철 맥주 판매량 증가하는게 ‘정석’이지만

과일소주 인기 높아지며 대형마트 등 역전현상 빚어져

▲ 최근 출시된 저도 과일즙 소주 등의 인기에 밀려 여름철 맥주 매출이 예전만 못 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울산의 한 대형마트에서 손님들이 소주를 고르고 있다.

“여름 하면 맥주라고요? 아닙니다. 올해는 과일즙 소주가 대세입니다!”

직장인 김모(31)씨는 최근 저도(低度) 과일즙 소주에 푹 빠졌다. 평소 술이 약한 김씨는 술자리에서 소주보다는 맥주를 주로 마셨지만 저도 과일즙 소주가 나온 이후로는 소주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여자친구도 독한 소주보다는 과일향이 나는 저도 소주를 좋아해 데이트를 할 때면 새로 출시된 과일 소주를 찾아 마시고 있다.

최근 출시된 저도 과일즙 소주의 인기에 주류시장이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더운 여름철이면 자연히 맥주 판매량이 늘어나지만 올해는 저도 과일즙 소주의 인기에 밀려 맥주시장이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21일 지역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저도 과일즙 소주가 울산지역 소주 시장의 1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무학 울산본부의 6월 매출현황을 분석한 결과 저도 과일즙 소주 ‘좋은데이 컬러시리즈’가 전체 소주 판매량의 7%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학 이창환 울산본부장은 “원래 6월부터 8월까지 100일 가량은 맥주 매출이 20% 가량 상승세를 보이지만 올해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 하고 있다”며 “새로 출시된 과일즙 소주가 기존 맥주시장의 5~6%, 막걸리나 와인 등 기타주류 시장의 2~3%를 잠식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의 판매량에서도 맥주의 침체와 소주의 인기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이마트 울산·부산·경남지역 14개점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전년동기대비 소주매출은 10.6%나 늘어난 반면 맥주는 0.9%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중 올해 출시된 롯데주류의 순하리 등 저도 과일즙 소주의 매출 비중이 전체 소주매출의 12.8%를 차지했다.

메가마트 울산점에서는 지난 7일부터 20일까지 소주 매출은 5% 증가한 반면 맥주 매출은 7%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같은기간 국산맥주의 매출은 12% 줄고, 수입맥주는 매출이 14% 늘어나는 등 국산맥주의 판매량이 감소하는 추세라고 메가마트는 설명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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