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장 이끈 원동력인 전력산업
환경오염 일으키는 주범 취급받지만
창조경제 이끌기 위해 지속 성장해야

▲ 장주옥 한국동서발전 사장

지난 15일 울산대에서 열린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참석했다. 조선해양 대기업과 관련 중소기업이 친환경·고효율 차세대 선박을 개발하기 위해 협력하고 울산시가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 계획은 지역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모두가 기대해봐야 할 사항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

사실 1960년대 이후 지금까지 울산은 그 자체가 ‘대한민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였다. 1953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은 13억달러로서 최빈국이었고, 울산은 빈국의 어촌마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던 울산에 1960년대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단일공장이 들어섰다. 이어 정부의 경제개발 5개년 4대 국책사업 중 조선업과 석유화학이 중점육성 산업으로 선정되면서 조선소와 석유화학 공장이 건설되어 울산은 본격적인 대한민국 경제부흥의 역할을 했다. 60년이 지난 2013년, GDP는 1조3000억달러로 1000배 증가했다. 울산의 1인당 지역내 총생산은 전국 평균의 두 배가 넘는다.

울산과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이끈 원동력은 무엇일까. 창의적 인재, 성장에 대한 강한 의지, 합리적인 노사관계, 일관되고 체계적인 정부정책 등 소프트웨어가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하드웨어적 인프라, 즉 안정적이고 값싼 전기에너지를 적기에 공급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충분한 전력설비 인프라와 전기에너지 공급은 경제성장의 선행조건이다. 전기에너지 공급이 원활하면 경제성장의 토대가 확충되지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경제성장의 걸림돌이 된다.

아세안 국가 중 최대의 인구와 국토면적을 보유하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석탄 및 LNG 수출량 세계 1위 수준의 자원 부국이다. 풍부한 매장자원에도 불구하고 섬국가 특성 등의 제약으로 전력보급률은 아세안 평균보다 낮다. 발전설비용량은 우리나라의 절반수준이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6% 가량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여 유망 신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열악한 전력인프라 수준이 경제성장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구 12억의 인도는 1인당 전력소비량이 우리나라의 7% 수준에 불과하다. 풍부한 인적자원과 부존자원을 활용하여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기에는 전력설비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처럼 국가가 경제발전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하더라도 그에 부합한 전력설비 인프라가 구축되지 못하면 그 계획은 의도한 만큼 실현될 수 없다.

대한민국 전력산업은 우리나라가 세계경제 10위권 국가로 도약하는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했다. 앞으로 창조경제를 이끌 견인차 또한 전기에너지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발전소 등 전력설비를 기피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어 안타까운 심정이다.

울산은 이제 글로벌 산업도시를 넘어 동북아 경제허브 창조도시로 발전하기 위한 도약대에 올랐다. 이제 도약을 위한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가야 한다. 그 첫 번째 해답은 바로 ‘전기 에너지’이다. 울산의 경쟁력 기반은 제조업이다. 이를 증명하듯 전국 최고로 많은 양의 전기를 소비하고 있다. 광역지자체 평균대비 1인당 전력소비량은 3배가 넘고 산업용부문 호수당 월평균 전력소비량은 12배가 넘는다.

지금의 울산 전력소비량 추이를 감안하면, 울주군 등 지역 내에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발전소가 모두 준공되는 2022년이 되어야 현재 증가 수준의 전력소비량을 모두 자족할 수 있는 정도가 된다. 창조경제의 성공으로 조선업과 의료는 물론 에너지, 물류 등으로 성장이 확대된다면 이와 병행하여 전기에너지 공급은 더욱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울산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활력을 되찾고 창조경제를 지원하는 동력임과 동시에 창조경제 성공을 이끄는 선행조건으로서 전력산업은 지속성장하여야 한다. 무엇보다 울산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장주옥 한국동서발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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