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대대서 파업 결의 뒤...중노위에 조정 신청 계획

중노위 조정 중지 결정땐...찬반투표 거쳐 파업 돌입

▲ 31일 현대자동차 문화회관에서 열린 현대차 노조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참석 대의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 결렬을 선언한 현대차 노조는 쟁의발생을 결의할 예정이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임금 및 단체협의(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한 현대자동차 노조가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파업 수순에 들어갔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31일 울산시 북구 양정동 현대차문화회관 강당에서 전국 대의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대의원대회(임시대대)를 개최했다.

이틀간 열릴 이번 임시대대를 통해 노조는 파업을 결의하고, 쟁의대책위원회 구성과 쟁의비용 등을 책정할 계획이다.

노조는 임시대대 첫날에는 임단협 현안과 교섭 과정, 대책, 임단협과 별도로 진행하고 있는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임개위) 교섭 상황 등을 보고했다.

노조는 둘째날인 1일 쟁의 발생 결의안을 처리한 뒤 곧바로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 쟁의 조정 신청을 할 예정이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기간인 10일안에 노사의 견해차가 크다는 이유로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전체 조합원 4만8000여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거쳐 합법적인 파업을 할 수 있다.

그동안 임협 과정에서 실시한 파업 찬반투표가 부결된 사례가 없어 이번 찬반투표도 가결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올해도 파업을 벌이게 되면 현대차는 지난 2012년 이후 4년 연속 노사분규 사업장이 된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27일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열린 22차 임단협 교섭에서 회사측이 일괄제시안을 내놓지 않자 교섭을 중단하고, 올해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6월2일부터 총 22차례 올해 임단협 교섭을 가졌지만 60개가 넘는 교섭안 중 단 한건도 합의하지 못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15만9900원(기본급 대비 7.84%·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단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완전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정년 65세 연장 등의 안건을 제시한 상황이다.

현대차 노사는 특히 최근 통상임금 문제 등으로 갈등을 예고했다.

현대차 그룹이 내년부터 모든 계열사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발표하면서 교섭의 대형 쟁점으로 떠오른 것.

사측이 임금피크제를 “사회적 추세라며 임금이 줄어드는 만큼 청년 고용을 늘리겠다”고 했지만, 노조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60세 정년 의무화를 앞두고 (회사가) 부모의 임금을 삭감해 자식을 고용한다는 꼼수와 허울로 세대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임금피크제 도입에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미 정부가 권장하는 정년연장이 이뤄진 상태에서 임금피크제는 오히려 임금삭감이라는 입장이다.

올해 쟁점안도 많은데다 교섭 이후 진행될 현대차 노조 차기 위원장 선거도 겹쳐있는 상황이라 노조의 압박 수위는 점차 강해질 전망이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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