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투자로 울산공장 설비 늘려 연산 30만t규모 생산 채비
국내 수요 50만t중 30만t 독점공급하던 SKC와 경쟁 불가피
SKC도 이미 증설 예고…공급과잉으로 인한 출혈경쟁 우려

S-OIL이 울산에 4조원대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확정한 가운데 이번 설비 증설을 통해 프로필렌 옥사이드(Propylene Oxide, PO·산화프로필렌) 생산에 처음으로 나서면서 국내 유일의 생산기업인 SKC와의 한판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SKC도 공장 증설계획을 밝힌 바 있어 경우에 따라 PO시장 공급 과잉도 우려되고 있다.

S-OIL은 지난 17일 공시를 통해 울산공장에 4조7890억원을 투자, 잔사유 탈황·분해 설비와 프로필렌 하류제품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내용의 투자계획을 확정했다. 이를 통해 이르면 오는 2018년 상반기부터 하루 2만1000배럴 규모의 고품질 휘발유와 연산 40만5000t 규모의 프로필렌, 연산 30만t 규모의 프로필렌 옥사이드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번 S-OIL의 대규모 투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프로필렌 옥사이드 생산에 나서며 PO시장에 본격 진출한 부분이다.

PO는 프로필렌을 가공해 나오는 다운스트림(하류) 제품으로 자동차 내장재와 냉장고 단열재, 액화천연가스 선박 단열재 등으로 쓰이는 폴리우레탄의 기초원료다. PO는 SKC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었고, 부족분은 해외에서 수입해 사용했다.

PO에 대한 국내 수요는 약 50만t 수준이며, 이 가운데 SKC가 자가 소비하는 물량이 20만t 규모다. 전체 물량 중 30만t은 SKC가 생산하고, 나머지 20만t은 일본 스미토모를 비롯해 바스프와 다우케미칼 등 해외업체에서 수입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OIL의 PO시장 진출로 기존의 SKC 독점구조가 깨지고 경쟁체제로 바뀜에 따라 판도변화와 함께 출혈경쟁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역 석화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PO시장은 SKC가 국내 독점적 지위에 있었으나 S-OIL이 진출함에 따라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며 “SKC도 증설을 예고한 상태여서 향후 공급과잉에 따른 제살 깎아먹기식의 경쟁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 SKC는 독일 바스프(BASF) 및 벨기에 솔베이(SOLVAY)와 합작사를 만들어 약 1조원을 투자해 울산 PO공장 생산능력을 현재 30만t에서 두 배 이상 확장하는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이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2017년까지 40만t 규모의 PO 공장이 증설돼 연간 생산량이 70만t 규모로 대폭 확대된다.

하지만 공급은 늘지만 이를 사용할 국내업체는 한정돼 있다. PO는 대개 폴리올 제조업체에 판매되는데 국내엔 KPX케미칼과 금호석유화학, 바스프 정도 뿐이다. S-OIL이 공략해야 하는 국내 수요는 SKC 물량을 뺀 20만t 정도로 해외서 수입하는 물량을 노려야 하는 처지다.

업계 관계자는 “S-OIL이 규모가 작은 국내 시장에서 수익을 내려면 수입물량을 대체하는 수밖에 없는데, 바스프나 다우케미칼 등을 제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지 않는다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OIL 이번 투자계획에는 PO 외에도 고급 휘발유는 SK에너지, 폴리프로필렌은 SK종합화학, 대한유화, 효성 등과의 경쟁도 예고되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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