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서 시뮬레이션…“기존 백신보다 2배 비싸도 예방효과 때문에 더 경제적”
인구 고령화 따라 폐렴 사망자 급증세

▲ 미국 감염질환학회(IDWeek 2015)가 열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컨벤션센터 전경. 연합뉴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사망원인통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폐렴’의 순위(5위)였다.

2004년만 해도 인구 10만 명당 7.1명(10위) 수준이던 폐렴으로 인한 사망은 10년 동안 232.7% 증가, 2014년에는 10만 명당 23.7명이 됐다.

‘암’(10만명당 150.9명)이 32년째 국내 사망원인 1위를 지키는 가운데, 폐렴으로 인한 사망은 순위가 급상승한 것이다.

폐렴 확산의 원인으로는 고령화가 꼽힌다. 고령자들은 면역력이 약해 폐렴 감염에 취약할 뿐 아니라 폐렴에 걸렸을 때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기도 한다.

폐렴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균은 폐렴구균이다. 폐렴구균은 환자의 침 방울이나 콧물 등으로 감염되는데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감염자가 많다.

정부는 노인층의 폐렴구균 감염 예방을 위해 65세 이상에게 폐렴구균 백신(23가 다당질백신)을 무료로 접종하고 있다.

단, 이 백신은 폐렴의 예방 효과가 일관적이지 않다는 점이 단점이다.

반면 비교적 최근에 출시된 ‘13가 단백접합 백신’은 폐렴의 45%를 예방하는 것으로 질병관리본부는 보고 있다. 대한감염학회도 단백접합 백신을 우선 접종하라고 권고할 정도로 효과가 검증돼 있다.

그러나 정부는 효과가 확실한 단백접합 백신을 국민에게 무료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단백접합 백신의 가격이 기존 다당질 백신의 2배 수준으로, 큰 예산이 들기 때문이다. 결국 단백접합 백신을 접종하는 개인은 10만원 이상의 적지 않은 돈을 내야 한다.

8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감염질환학회(IDWeek 2015)에서는 다소 비싸더라도 단백접합 백신을 국민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캐나다의 국민에게 단백접합 백신을 추가로 접종한 경우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단백접합 백신을 추가로 접종하는 데 드는 비용보다 폐렴을 예방함으로써 얻게 되는 효용이 더 크다는 것이다.

캐나다는 현재 65세 이상 노인층과 고위험군(면역저하자, 천식·당뇨병 환자 등)에게 다당질 백신만을 무료로 접종하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최근 ‘성인 지역사회 폐렴 예방 연구’(CAPiTA) 결과에 따라 65세 이상 환자에게 단백접합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고 있다

미국 감염질환학회에서 단백접합 백신에 대해 강연한 티나 초프라 킨드레드 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폐렴구균성 폐렴의 위험이 높아진다”며 “단백접합 백신은 더 우수한 면역 효과를 나타낸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는 한국화이자제약의 ‘프리베나13’이 13가 단백접합 백신으로 허가를 받아 접종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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