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요구 뒤섞여 혼란스러운 사회
사회적 충돌 기간 길어지면 국력 낭비
언론이 국민 통합시키는 역할 맡아야

▲ 박유억 케이알엠에이씨코퍼레이션 대표

지난 4월 칼럼에서 우리 사회가 장기적으로 보편타당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가기 위한 의사결정과 정책(良貨) 보다는 기득권을 지키고 단기적인 성과에만 치우쳐 선동적 분위기 조성으로 현재를 위해 미래를 희생시키는 악화(惡貨)가 양산되는 악순환의 단계로 접어들어 버린 것 같아 심히 걱정이라고 했다.

이는 단기간적인 한 단면으로 비춰진 현상으로써 틀림이 없으나, 한편 독일의 철학자 헤겔에 의해 정립된 변증법 논리의 3단계 개념인 정반합(正反合)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우리 사회와 정치가 한층 더 발전해가기 위해 겪는 진통과정이라고 긍정적으로도 보여진다.

정반합(정립­반정립­종합)은 역사나 정신 같은 모든 세계는 지속적인 반복과 끊임없는 모순의 생성 및 지양을 통해서 변화하고 발전해 간다는 창조적 발전의 변증법적 3단계 전개원리로, 하나의 주장인 정(正)에, 다른 주장인 반(反)이 나오고, 여기에 더높은 종합적인 주장인 합(合)이 나와 통합되고 발전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모든 사실들은 정(正)이 아닌 대립자의 반(反)과 연관될 때 이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정(正)이 반(反)을 인정하는 것으로 비로소 시작되고, 그 반(反)이 이전의 정(正)이었던 것과 합쳐져 다시 정(正)이 되고, 그 정(正)은 반(反)과 필연적으로 만나고 부정되었다가 다시 만나 한 차원 높은 종합(合)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사회와 정치도 건국 후 한국전쟁을 겪고 극심한 혼란을 거쳐 국가의 경제입국과 체제확립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며 긴장감이 조성되었고 그 후에도 계속된 군출신 정권의 강압적인 통치, 이러한 정치와 사회적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억압받고 힘들었던 사람들과 그랬다고 생각하는 반대쪽으로의 정권이동, 지금은 다시 완화된 그 반대쪽으로 정권의 이동이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변화와 자유스러워진 정치 및 사회 환경 속에서 서로의 견해와 입장을 달리하는 다양한 요구와 단체행동으로 우리의 정치와 사회는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지금은 정치적 집단이나 사회적 단체들의 지나친 요구와 행태에 대해 이해와 납득을 못하는 많은 국민들의 무관심과 비판적 냉소가 점증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들은 시대와 사회의 변증법적 3단계의 더 발전된 종합(合)의 단계로 이루어 가는 과정이라 하더라도, 정치적 사회적 충돌이 막무가내로 일어나고 그 기간이 너무 길면 국민들이 지친다.

현재의 정치적 사회적 집단의 이해와 견해차이에 따른 충돌을 완화시키고 정반합 3단계에서 종합(合)의 단계로 빨리 이행시켜 국민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서는 언론의 역할이 크다.

각종 미디어 매체를 통해 사회에서 일어난 사실을 알리거나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을 하는 언론은 사람들이 상호작용을 하도록 하는 수단이며 사회현상의 현실적인 이음줄이기도 하다.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와 무리한 추측성 보도, 또는 과장과 왜곡된 보도로 인해 사실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언론은 공정한 입장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진실을 알려 사람들이 문제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자신의 의견을 정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진자(振子)가 좌우로 끝까지 왔다갔다 흔들려 보았으니 비로소 중앙 위치의 중요함을 느끼게 되었고, 정(正)과 반(反)을 아울러 포용하는 성숙된 합(合)의 단계로 빠르게 도달할 수 있도록 그 무엇보다 언론의 역할이 필요한 때이다.

박유억 케이알엠에이씨코퍼레이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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