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한 독지가의 쌀 10포 익명기증이 계기

주민자치위 올해 ‘사랑의 바이러스’ 후원금

▲ 울산 동구 대송동에 10년간 운영되고 있는 사랑의 쌀독.
울산 동구 대송동 ‘사랑의 쌀독’이 10년간 어려운 이웃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1시40분. 동구 대송동주민센터에 20㎏ 쌀 10포가 배달됐다.

동주민센터 직원이 쌀을 배달한 직원에게 “어디서 보낸 쌀이냐”고 묻자, 직원은 “어떤 분이 신분을 알리지 말고 대송동주민센터로 배달 해달라고 주문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동주민센터 직원들은 이날 쌀을 기탁한 익명의 독지가가 현재 대송동 ‘사랑의 쌀독’을 시작하게 한 인물로 추정하고 있다.

대송동주민센터에 따르면 어려운 이웃을 위한 사랑의 쌀독은 지난 2006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2006년 겨울,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 달라’면서 한 독지가가 쌀(20㎏) 10포를 익명으로 기증한 것이 계기였다. 이후 동주민센터와 이웃 주민들이 독지가의 뜻을 이어가고자 십시일반 모금을 해 시작한 것이 지금의 사랑의 쌀독이다.

사랑의 쌀독에 모인 쌀은 대송동 지역에서 정부지원을 받지 못하는 어려운 이웃 20여명이 필요한 양 만큼 갖고 간다. 이렇게 매월 사랑의 쌀독을 통해 지원되는 쌀의 양은 100㎏ 상당이다.

사랑의 쌀독으로 시작된 주민들의 나눔은 올해 대송동주민자치위원회가 ‘사랑의 바이러스’라는 이름으로 후원금 마련에 나서면서 보다 확대됐다. 현재 100여명의 후원자들이 십시일반 나눔을 통해 사랑의 쌀독에 용기와 희망을 가득 채우고 있다.

송은경 대송동장은 “10년의 세월 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10포의 쌀을 기증해 온 그 분이 있었기에 사랑의 쌀독도 지금까지 계속 운영될 수 있었다”며 “나눔의 문화가 더욱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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