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쟁력 약화로 울산경제 위기
지적재산권 창출로 경쟁력 강화해
수출 1천억달러 시대 다시 열기를

▲ 김창룡 울산테크노파크 원장

삼성이 오늘날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이 된 데에는 몇 가지의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고 한다. 그 첫 번째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인재 제일주의이고, 그 밖에 해외전문가 제도와 함께 특허 제일주의를 꼽는다고 한다. ‘특허없이 미래없다’ 라는 야심찬 슬로건과 함께 삼성은 이러한 특허 제일주의를 추진한 결과로 오늘날 미국내 특허등록순위가 IBM에 이어 2위를 기록하는 최고의 특허기업이 되었다.

특허를 알기 쉽게 표현하면, 특정인이 발명하거나 기술개발한 결과물에 대해 그 기술을 공개한 대가로 일정기간 동안 독점적 권리를 갖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정당한 보상을 통해 최초 발명자의 권리를 보호해 줌으로써 기술공개를 유도하는 한편 새로운 기술혁신을 유인해 궁극적으로는 산업과 사회 전반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 특허제도이다.

이러한 특허제도는 이미 영국이나 이탈리아에서는 15~16세기 경에 성문화된 법으로 제정되어 당시 르네상스 시대나 산업혁명을 가능하게 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미국에서는 1787년 제정 헌법 제1조에 특허제도가 명시됐고 토머스 제퍼슨이 초대 특허청장과 3대 대통령을 지냈다. 링컨 대통령은 스스로 특허출원도 했고 발명가를 우대해 남북전쟁 당시 연발식 권총과 지뢰개발 등을 가능케하여 북군의 승리를 이뤄내기도 했다. 우리가 익히 아는 발명왕 에디슨은 1000여 건 이상의 발명을 했을 뿐 아니라 남의 발명도 특허권을 이용해 구입해서 상업화에 성공한 최초의 기업인이 됐고 그가 세운 에디슨전기가 오늘날 150년의 역사를 가진 GE의 모태가 됐다. 일본에서는 오늘날과 거의 유사한 특허제도를 이미 130여 년 전에 성문화해 발명가를 우대하고 기술개발의 대가를 보장해 주는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오늘날 기술강국의 토대를 마련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기술자를 천시하고 남의 발명이나 기술에 대한 인정을 제대로 하지 않아 우리 선조들의 우수한 기술이나 발명품을 잃어버리는 우를 범했다. 금속활자, 고려청자, 조선백자, 측우기, 해시계 등 당대 최고의 발명품을 만들어 내고도 이러한 발명에 대한 대가 보장이나 대접을 소홀히 해 다른 사람은 물론 심지어 자기 자식에게조차 제조기술이나 비법의 전수를 꺼리고 비밀로 유지해 오다가 대가 끊어지게 되고 결국 이러한 우수한 기술들이 사라지게 되어 오늘날 기술후진국으로 전락하게 됐다. 우리가 유교와 사농공상에 얽매여 있을 때 다른 나라는 특허와 기술개발을 통해 세계적인 기술강국이 됐다. 이러한 결과로 오늘날 우리나라는 매년 기술무역수지 적자가 수 십억달러에 이르고, 스마트폰 최강국을 자랑하면서도 매년 미국 퀄컴에 지불하는 휴대폰 로얄티가 수 천억원에 이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울산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 2011년 1000억달러를 넘어섰던 울산지역 수출이 지난해에는 800억달러에도 못 미칠 정도로 울산의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된 탓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지식재산권 전쟁의 시대이다. 전세계 기업들이 강한 지재권 확보를 통하여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이처럼 약화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특허를 비롯한 지재권 창출을 통해 기술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특히, 울산지역은 특허출원 비중이 전국대비 1.5% 수준에 불과하고 기업부설 기술연구소나 기술전문 인력도 다른 지역에 비하여 매우 부족하다. 울산 기업들이 보다 강한 지재권 확보를 통해 수출 1000억달러 시대를 다시 회복하는 날이 하루빨리 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창룡 울산테크노파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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