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관송 일신약국 대표·본보13기 독자위원장

2016년은 원숭이의 해다. 원숭이는 서서 걸어 다니고 손과 발은 물체를 집기에 아주 좋다. 손·발가락도 5개이다. 손이 자유롭고 잘 발달된 뇌 덕분에 행동반경이 넓어 재주가 많다. 영장목으로 인간과 상당히 유사하다. 재주 많고 인간과 친숙한 ‘붉은 원숭이’ 해에는 꿈과 희망이 가득한 대한민국을 기대해 본다.

지난 한해 우리는 마음을 심하게 앓았다.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을 ‘헬조선’이라 부르며 많은 청년세대들이 절망했다.

Y세대는 베이비붐 세대(1955년~1963년생)가 낳은 2세를 일컫는다. Y세대는 저물가, 저금리, 저유가의 삼저효과로 호황을 누린 1980~90년대에 태어났다. 2000년대를 이끌 소비주력이자 미래 희망 세력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Y세대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나 ‘88만원 세대’라고 하는 좌절과 시련의 대명사가 된지 오래다. 여기에 취업과 내집 마련을 포기한 ‘오포세대’나 ‘민달팽이 세대’, 인간관계나 미래에 대한 희망을 포기한 ‘칠포세대’ 등으로도 불린다. ‘N포세대’는 이들 신조어의 포괄적 의미로 부른다. 한마디로 Y세대는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세대이다.

원인으로는 높은 주거비용과 스펙 쌓기를 위한 교육비, ‘열정페이’와 비정규직으로 대변되는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고용시장 등이 꼽힌다.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실업률이 증가, 취업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사회 안전망과 복지의 부재 역시 ‘N포세대’를 만드는 문제로 지목된다. 더구나 이들 세대의 다음 세대에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여겨진다. 청년세대들은 이런 상황을 자조적으로 ‘헬조선‘이라고 절규한다. 지옥(Hell)과 조선을 합성한 신조어이다. 말 그대로 ‘지옥 같은 대한민국’을 뜻한다. 어느 세대보다 높은 교육수준으로 이 나라를 짊어지고 나가야 할 청년세대들이 절망감의 극단적인 표현으로 사용하고 있다. 청년세대들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들이 대한민국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원숭이 중의 으뜸은 단연 서유기 속에 나오는 손오공이다. 영험한 알에서 태어나 재주도 많다. 힘도 장사여서 주위의 천신들을 굴복시킨다. 72가지 변화를 익히고 여의금고봉까지 손에 넣어 평소에는 귓속에 넣고 다니다 필요하면 하늘까지 늘인다. 근두운도 멋대로 부려 십만팔천리를 나니 천하무적이다. 교만해진 손오공은 천계의 신들을 괴롭히지만 옥황상제도 손을 쓰지 못한다. 결국 석가여래에 잡힌 손오공은 오백년 동안이나 오행산에서 옥고를 치르게 된다. 뛰어봐야 부처님 손바닥이다.

오백년이 흐른 후 삼장법사가 불경을 구하러 인도에 가면서 오공의 재주를 가상히 여기고 제자로 삼는다. 손오공은 부처의 전사로 거듭나게 된다. 삼장법사를 모시고 다니는 도중에 만난 요괴들을 거의 손오공 혼자서 해치운다. 마침내 불교경전 600여권을 가지고 돌아온다. 북핵 문제와 총선을 앞둔 국내외의 정치적 요괴들, 저성장과 N포세대로 대변되는 경제적 요괴들, 양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사회적 요괴들을 물리쳐야 한다. 여의봉과 근두운으로 무장한 손오공과 붉은 원숭이의 유쾌한 반란을 꿈꾼다.

국관송 일신약국 대표·본보13기 독자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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