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 민족 대명절 설

▲ 설은 한 해의 첫날을 의미한다. 복을 끌어들인다며 집집마다 복조리를 만들어 걸기도 했다. 그해의 액운을 멀리 날려 보낸다는 뜻으로 연을 날리기도 했다.

섣달그믐날 밤에 잠을 자면 눈썹이 센다는 말을 듣고 뜬눈으로 밤을 지샌 경험이 있나요?
떡국을 먹어야 나이 한 살을 더 먹는다며 억지로 떡국을 한 그릇 뚝딱 해치우기도 했지요.
설날 꼭두새벽에 까치가 울면 길조이고 까마귀가 울면 불길하다고 어르신들이 말씀하셨습니다.
설날 밤에는 야광귀라는 귀신이 온다며 신발을 감추거나 엎어놓기도 했습니다.

이 귀신이 자기에게 맞는 신발이 있으면 신고 가 버리는데 신발을 잃으면 그해 재수가 없다는 속설 때문이랍니다.
복조리를 걸어두어야 복을 끌어들인다며 집집마다 복조리를 만들거나, 대보름날 아침에 부럼을 깨면 부스럼이 나지 않고 귀밝이술을 마시면 일년 내내 좋은 소식을 듣는다는 것과 같은 이치죠.
정초에 널을 뛰면 그 해에 발에 좀(무좀)이 슬지 않는다고 해서 널뛰기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섣달그믐 무렵부터 정월 대보름까지는 연날리기도 즐겼습니다. ‘액연(厄鳶)’이라고 부르는데, 연 몸통이나 꼬리에 ‘송액(送厄)’ 또는 ‘송액영복(送厄迎福)’ 등의 글자를 써서 멀리 날려보냈지요.

▲ 설에는 윷놀이를 통해 그해 운수를 점쳐 보기도 했다.

설은 한 해의 첫날을 의미합니다. 원일(元日), 원단(元旦), 원정(元正), 원신(元新), 원조(元朝), 정조(正朝), 세수(歲首), 세초(歲初), 연두(年頭), 연수(年首), 연시(年始), 신일(愼日), 구정(舊正) 등 한자 이름도 참 많습니다.
설 음식인 떡국에는 쇠고기나 닭고기를 넣는데 원래는 꿩고기를 넣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꿩고기가 구하기 어려워지자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닭고기를 넣게 되면서 ‘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이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민족의 대명절, 정월 첫날인 설이 3일 남았습니다.
설 아침에는 ‘정조차례’(正朝茶禮)라 하여 조상에게 차례를 지냅니다. 그 다음에는 가족끼리 세배를 하고 새해 덕담을 나누게 되지요. 가까운 집안끼리 모여서 성묘를 하기도 합니다.

올해는 설 연휴가 제법 깁니다. 온 가족과 친척들이 모처럼 모여 세시풍속을 비롯한 추억을 나누면서 전통민속놀이 체험을 해보는 것도 의미있을 것 같습니다.

널 뛰고, 윷 던지고…몸으로 배우는 온고지신
(溫故知新·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서 새것을 앎)
설 전통놀이

민족 대명절인 설의 전통놀이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대표적인 것으로는 연날리기, 윷놀이, 널뛰기가 있다. 옛날에는 연날리기를 섣달그믐 무렵부터 시작해 정월 대보름까지 즐겼다. 원래 보름날 이후에는 연을 날리지 않는다. 특히 보름날의 연은 액연(厄鳶)이라 하여 멀리 날려보낸다.

또 윷놀이는 정초의 가장 보편적인 놀이다. 남녀노소 구별 없이 모든 사람이 집 안에서도 하고 밖에서도 마을 사람들이 어울렸다. 윷은 장작윷과 밤윷 등 종류도 많고 놀이 방법도 다양하다. 윷놀이를 통해 그해 운수를 점쳐 보기도 했다.

돈치기는 정초에 청소년들이 동전이나 동전 모양의 쇠붙이를 가지고 노는 놀이였고, 널뛰기는 여자들이 주로 즐겼다.

승경도(陞卿圖)는 주로 양반 가문의 젊은이들과 여자들이 즐겨 놀던 실내 놀이다. 승정도(陞政圖), 종경도(從卿圖), 종정도(從政圖) 등 여러 가지 이름이 있다. 관직이나 학업의 등급을 차례로 적은 뒤 주사위를 던져서 나온 끗수대로 승진 또는 후퇴하는 방식으로 즐겼다.

올해 설 연휴기간 동안 전통민속놀이 체험마당이 울산지역 박물관을 중심으로 다채롭게 마련된다.

온 가족이 설을 맞아 정월에 행해졌던 풍성한 세시풍속 프로그램을 함께 즐기면서 소중하고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세시풍속 체험을 통해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마음으로 조상들의 뛰어난 정신과 문화를 알고, 새로운 것을 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울주민속박물관에서는 탁와(琢窩) 정기연(鄭璣淵, 1877~1952)선생의 <습례국도설>(習禮局圖說)을 현대적으로 응용한 명절 차례상 슬라이드 퍼즐놀이가 첫선을 보인다.

울산박물관 등서 전통 문화행사
명절 차례상 슬라이드 퍼즐놀이
울주민속박물관 올해 첫 선보여
시립궁도장서 무료 궁도 체험도

○…울산박물관(관장 신광섭)은 오는 7일부터 10일까지 박물관 로비 등지에서 설날 전통문화행사를 운영한다.

‘새해! 복 받아 가세요’라는 주제로, 복을 부르는 음악(국악공연), 복을 기원하는 풍습(부모님께 세배하기), 복을 맞이하는 놀이, 어린이들의 새해맞이로 구성됐다.

전통 국악공연은 8일과 9일 오후 1시와 오후 3시, 어린이 체험교실은 ‘붉은원숭이 연하장 만들기’(7일·10일), ‘나만의 팽이 만들기’(8일·9일)로 각각 진행된다.

관람객 누구나 당일 현장에서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울산박물관은 설 연휴를 포함해 6일부터 11일까지 정상 개관한다.

▲ 설 연휴 울산지역 박물관 등지에서는 널뛰기, 연날리기, 윷놀이 등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울산대곡박물관(관장 신형석)은 설맞이 세시풍속 문화행사를 박물관 앞마당 및 로비에서 6~10일 개최한다.

원숭이 소원등(燈) 만들기, 국궁, 말뚝이 떡 먹이기 체험이 올해 추가됐고, 새해 윷점(占) 보기, 소원나무 빌기, 각종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8일 오후 2시 박물관 앞마당에서는 우리가락 ‘국악’ 공연, 9일 오후 2시 박물관 로비에서는 퓨전 ‘국악’ 공연이 각각 진행된다. 원숭이 소원등 및 각종 만들기 체험은 7~10일 박물관 앞마당에서 선착순으로 체험할 수 있다. 연휴기간 내내 제기차기, 널뛰기, 굴렁쇠굴리기, 고리던지기, 투호놀이 등의 전래놀이 체험을 할 수 있다.

▲ 울주민속박물관 차례 순서 슬라이드 퍼즐

○…울주민속박물관(관장 변양섭)은 6~10일(8일은 휴관) ‘아빠랑 함께하는 명절 이야기’라는 주제로 설 체험학습을 진행한다.

아이들과 직접 차례상 차리는 게임과 차례 순서를 익히는 내용, 차례에 대한 설명과 의미를 알 수 있는 전시로 짜여졌다. 여성들보다 상대적으로 남성들이 익숙한 차례를 주제로 구성됐다. <습례국도설>을 현대적으로 응용한 명절 차례상 차리기 놀이와 차례 순서를 바탕으로 슬라이드 퍼즐놀이 등이 개발돼 이번에 처음 선보인다.

명절 제사상 차리기 놀이는 편을 나눠 주사위를 굴려 먼저 상을 차리는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이며, 제사 순서 익히기는 슬라이드 퍼즐을 이용해 순서를 맞춤으로써 제사 순서를 익히도록 했다. 놀이판과 놀이말(파란말 26개, 빨강말 26개), 주사위(0~5)가 준비돼 있다. 방문객이 가장 많은 오후 2~4시 체험 프로그램 및 차례에 대한 전시 설명도 있다.

또 조선시대 왕·왕비 등의 전통의상 체험과 울주민속박물관이 단독 개발한 옹기로 만든 12띠 꾸미기·전통탈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울산시설공단(이사장 최병권)은 6~10일 울산대공원 정문광장과 시립문수궁도장에서 전통민속놀이 체험마당을 운영한다.

정문광장에서는 이 기간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널뛰기, 투호놀이, 고리던지기, 비석치기, 제기차기, 팽이치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6일에는 새해맞이 소원 성취를 위한 울산대종 무료 타종 체험행사도 마련된다. 타종 체험에 참여하려면 공단 홈페이지(http://ims.uimc.or.kr)를 통해 미리 접수해야 한다.

시립문수궁도장도 오는 8일 우리나라 전통 활을 직접 만져보고 시위를 당겨볼 수 있는 무료 궁도체험 기회를 갖는 등 설 연휴기간 동안 정상 운영한다. 궁도 초보자도 당일 방문하면 간단한 사용방법 및 안전교육을 받은 후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울산의 자랑거리이자 관광자원인 울산12경도 연휴기간에 가족들과 다녀볼만한 곳이다. 산을 좋아하면 산으로, 바다가 좋으면 바다로, 계곡이 좋으면 계곡으로 떠나면 되니 선택의 폭이 넓다. 울산시가 13년만에 재정비에 착수해 곧 울산8경 또는 울산12경으로 새로 결정된다니 관심을 가질 만하다.

기존 울산12경은 △가지산 사계 △간절곶 일출 △강동·주전 해안자갈밭 △대왕암송림 △대운산 내원암 계곡 △대운산 내원암 계곡 △무룡산에서 본 울산공단 야경 △울산체육공원 △반구대 △신불산 억새평원 △작괘천 △태화강 선바위와 십리대밭 △파래소 폭포 등이다.

여기에 옛 고래잡이 전진기지였던 장생포의 고래박물관과 고래마을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지난해 5월15일 준공한 장생포고래마을은 1시간 정도 여유롭게 산책 겸 데이트, 운동을 겸할 수 있는 장소다.

장생포 고래마을은 한창 고래잡이로 유명세를 떨치던 당시 장생포 마을을 복원해 조성한 곳이다.

박철종기자 bigbell@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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