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갑성 사회문화팀 차장

경남 양산시에만 14명의 예비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4·13 총선전을 달구고 있다. 예비후보 난립 만큼이나 선거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저마다 지역발전의 적임자로 자처하며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공약 홍수시대다.

문제는 총선에 나선 예비후보들이 현실성이 떨어지거나 ‘보여주기 식’ 설익은 공약(空約)을 남발하고 있다는데 있다. 지역 발전이란 명분을 앞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표심을 잡아보려는 선심성 공약이 많은 실정이다.

A 예비후보는 ‘Yes 50 Park 건설’ 공약을 내놓았다. 양산내륙컨테이너기지(ICD) 부지를 활용해 동남권 최고의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물류·유통·컨벤션·문화·관광산업 특구를 조성하고 부·울·경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관광·키즈 콘텐츠 시설을 건립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우세하다. 공약의 실현을 위해서는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 등 관련 정부 부처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또 현재 14년 정도 남은 양산ICD(주)의 물류 시설 임대기간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부 부처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놓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 소요되는 막대한 사업비 조달계획도 오리무중이다.

B 예비후보의 경우 ‘천성산 개발 프로젝트(안)’를 공약으로 내놓았다. 산 정상 수백만평에 걸쳐 산재해 있는 군부대 시설 잔재물을 제거한 후 천성산을 친환경적으로 개발, 국민의 품으로 돌려 놓아야 한다는 것이 프로젝트의 요점이다.

그러나 천성산 일대에 ‘국립 야생먹이 활동 동물원을 유치하겠다’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위치나 면적, 운영 방법 등이 제시되지 않고 관련 정부 부서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리적 특성상 막대한 건설비가 필요하고 관련 행정 절차도 오래 걸린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실상 국회의원 임기 내 마무리가 불가능해 공수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C 예비후보는 서울-부산간 고속도로의 시점을 서울로 재변경하고 종점을 언양 위쪽으로 설정해 부산, 울산, 양산의 고속도로 무료화를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경부고속도로 기종점 선정에 있어 국민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만큼 지자체와 시민단체 등을 통해 홍보를 강화, 공약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지만 관련 법 개정과 예산 대체 방안 확보 등 난관이 많아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가 기간도로는 상징성이 있는데다 통행료 무료화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만큼 결코 녹록지 않은 과제이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총선에 나선 예비후보들이 쏟아내는 공약들의 비현실성은 비일비재하다. 중복·재탕도 많다.

선거에 나서는 후보에게 공약이란 후보자의 정책과 이념, 국가와 지역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철학을 유권자에게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때문에 ‘아니면 말고’ 식의 ‘공약(空約)’을 내세우는 것은 고민없이 자리만을 위해 출마한 것임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예비후보들은 명심해야 한다.

김갑성 사회문화팀 차장 gsk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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