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배구조원 “국내 기업 대표이사 보수, 성과 연동성 낮아”

코스피 상장사의 대표이사들은 보수의 대부분을 성과와는 무관한 고정급으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로 2014사업연도 사업보고서를 통해 개별 보상을 공시한 202개사를 조사한 결과, 대표이사 243명의 2014년 연평균 보수는 12억7천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78%가 고정급(기본급·고정상여)이었고 성과급은 21%에 그쳤다.

이는 대표이사 전체 보수의 85%가 성과급에 해당하는 미국과 비교할 때 성과 연동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수준이다.

유고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원은 “고정급은 경영 성과와 무관하게 지급되기 때문에 경영자로 하여금 회사 가치를 높이는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유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상장사 유형별로 보면 비금융업 대표이사의 보수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인 반면 금융업은 37%였다.

등기이사의 보수를 심의·결정하는 보상위원회를 설치한 회사의 대표이사는 성과급 비중이 37%인데 비해 미설치 회사 대표이사의 성과급 비중은 17%에 불과했다.

유 연구원은 “대다수의 회사에서 매출액이나 당기순이익 같은 회계적 성과를 성과급 지급 기준에 포함하고 있다”며 “하지만 매출액 성장률이나 총자산순이익률(ROA) 등 성과 지표는 보수 총액 변화율과는 연동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유 연구원은 “명확한 지급 기준을 세우고 성과급 비중을 확대하는 등 보상 설계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일정 규모 이상의 보상을 받는 등기이사에 대해 정보 공시를 의무화했지만 제도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별도의 보상 정책과 기준에 대한 공시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표이사 가운데 지배주주의 보수는 13억원으로 전문경영자(12억3천만원)보다 소폭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규모 기업집단의 경우에는 지배주주의 보수가 18억2천만원으로, 전문 경영자(13억7천만원)와의 격차가 한층 더 컸다.

또 대표이사의 보수와 직원 보수를 비교한 결과, 대표이사의 보수는 직원보다 평균 21.8배 많았다.

대표이사와 직원 간 보수 배율이 큰 상위 10개사 중 9개사는 대표이사가 지배주주였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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