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형욱 사회문화팀 차장

지역 경제가 전례없는 위기감에 휩싸인 가운데 새로 임명된 울산시 행정부시장과 경제부시장의 상반된 이력이 눈길을 끈다.

서울 출신으로 울산과 첫 인연을 맺은 오규택 경제부시장은 행정고시 34회로 기획재정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등 중앙부처에서 대부분 근무했다. 울산 인접 지자체에서의 근무경험도 없다. 중앙부처와 폭넓은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한 시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로 풀이된다.

그런 탓에 오 부시장은 울산에 대해 비교적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산업수도 울산의 산업구조가 국내 산업구조의 축소판으로,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력산업을 고도화하고 창조경제를 입혀 미래 성장먹거리를 찾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 자신은 일정 기간 일하다 중앙부처로 돌아가면 되는 나그네라고 표현했다. 사실이긴 하지만 본인도 있을 동안 최선을 다하겠지만 결국은 울산에 남아 울산을 지키는 사람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위기를 극복해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여진다.

반면 허언욱 행정부시장은 울산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오 부시장보다 행시 기수가 4회 빠른 그는 내무부에서 일하다 1997년 울산광역시승격준비단 담당관으로 울산 행정과 인연을 맺었다.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30~4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시 기획관, 문화체육국장, 경제통상국장 등 요직을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동기들보다 4~5년 빠른 쾌속 질주였다.

하지만 젊은 나이에 과욕이 화를 부른 것인지, 아니면 뛰어난 재주 탓에 시샘을 받은 것인지 2004년부터 울산과는 거리를 둔 낭인생활이 시작됐다. 시와 행자부로부터 외면(?)받으면서 일본과 미국, 독일 등 국외 생활은 물론 제주특별자치도 등으로 옮겨다녀야 했다. 공직을 접어야 하는게 아니냐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고 하니 마음고생을 짐작할 수 있을 듯하다. 다행히 2014년 행자부 지역발전정책관에 보임되면서 자리를 잡게 됐고, 본인의 의사에 따라 행정부시장으로 울산에 돌아왔다.

허 부시장은 “이제야 제자리로 돌아온 것 같다”며 반가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오랜 떠돌이생활의 경험을 토대로 울산의 과거와 현재를 진단하고 조언도 했다. 울산의 최대 성과로 특정공업센터 지정과 광역시 승격, 그리고 울산과학기술원(UNIST) 유치를 들었다. 우수한 인력 등 연구역량을 보유한 UNIST가 울산의 미래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토목과 환경분야 등과 달리 우수인력 양성은 돈과 시간이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국제학교를 울산에 건립해 우수 외국인력을 적극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가 10여년전부터 지속 추진해온 정주여건 개선을 통한 국내외 우수인력 유치를 언급한 것이다. 외국과 제주자치도 등에서의 경험으로, 울산의 성장에 일조하고 싶다는 의욕도 보였다.

울산과의 인연은 뒤로 하더라도 두 부시장이 김기현 시장을 잘 보좌해 울산의 미래 성장의 토대를 쌓는 역할을 정말 기대한다. 울산은 울산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성장사를 계속해 써가야 하는 약속의 땅이기 때문이다.

신형욱 사회문화팀 차장 shin@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