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성식 한국산업인력공단 상임감사 본보13기독자위원

지난 2014년 2월 서울 송파구의 반지하 셋방에 거주하던 세 모녀가 함께 목숨을 끊었다.

두 딸은 질환을 앓고 있었고, 음식점 일로 월 150만원을 받던 어머니가 몸을 다쳐 실직하자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던 어머니와 두 딸이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우리가 ‘세 모녀 자살사건’으로 기억하고 있는 내용이다.

세상이 고르지 못한 탓인가. 그들이 잘 못살았던 것인가. 이들의 비참한 생활은 왜 죽음 뒤에야 세상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될까. 그 전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기울였다면…. 생각해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충분하지는 못하지만 우리 사회의 복지와 관련된 예산은 다양하게 편성돼 있다.

그러나 복지 예산이 이들 세 모녀보다는 조직의 복지에 더 많이 사용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수많은 법인이나 조직 등에 편성돼 있는 복지 예산들이 크든 작든 효율적인지 알고 싶다. 자기 조직의 복지로만 사용되고 있지는 않는지. 조직의 관리를 위해 직원의 인건비로, 혹은 자신의 인건비로, 수당의 형식을 빌려 그들 조직원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가는 것은 아닌지 알고 싶은 것이다.

진정한 봉사는 자신의 노력과 돈이 들어가야 한다. 그런 투자는 없으면서 국가 기관이나 기업 등에 연줄을 대고, 예산이 확보되고 나면 그 예산을 봉사라는 이름으로 포장해서 개인의 치부에 활용하는 것은 아닌지 우리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지난해 복지 분야 등 국고보조금 52조5000억 원 중에서 감사 결과 적발된 국고보조금 비리 액수가 자그마치 7000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울산지역에도 1년에 수백억 원의 예산이 민간경상이전비 등의 이름으로 다양한 조직에 배부되고 있다. 이들 예산은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 것일까. 궁금하기 짝이 없다.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부패방지 4대 백신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관련 예산 135조원의 약 4%에 해당하는 5조원 정도의 예산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국가가 아무리 힘을 써도 복지 사각지대는 생길 수 있다. 이런 곳에 봉사라는 슬로건을 내건 각종 법인과 조직들이 필요하다. 오랜 경륜을 갖고 다양한 인맥을 구성한 조직들이 남의 힘을 빌리기보다 자기의 희생을 자산으로 사회의 음지를 스스로 찾는 모습을 의미한다.

매일 저녁, 잠자리에 들며 내일 아침이 안 왔으면 좋겠다는 그 어려운 사람들의 주변에 우리의 보편적인 진실이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 그 다양한 조직 속에 이들이 함께하는 일원이었으면 좋겠다.

매일 아침이 안 왔으면 좋겠다는 사람들이 매일 아침을 기다리는 세상으로 변했으면 좋겠다. 박근혜 대통령의 말처럼 비정상이 정상으로 바뀌는 그런 세상을 빨리 보고 싶다.

최성식 한국산업인력공단 상임감사 본보13기독자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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