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현정 미소디자인경영연구소장 본보13기 독자위원

가상의 국가 우르크에 파병된 특전사 대원의 활약상을 그린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여성들 사이에 ‘다나까’체의 군대 말투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모든 대화를 ‘다’나 ‘까’로 끝내는 말투로, 극중 남자 주인공 유시진(송중기) 대위는 동료 군인과의 대화에서는 물론 여주인공인 의사 강모연(송혜교)과 연애를 하면서도 사용한다. “이 남자, 저 남자 너무 걱정하는 남자가 많은 거 아닙니까? 이 시간 이후 내 걱정만 합니다”와 같은 식이다.

‘다나까’체는 군의 공식적인 말투로 인식돼 있지만 사실 육해공군 규정을 샅샅이 뒤져봐도 이를 강조하는 내용은 없다. ‘군인의 언어 사용은 표준말을 원칙으로 하고 간단하고 명료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군대하면 자동으로 ‘다나까’체를 떠올리게 된다. 예능 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의 여군 특집에는 교포 혹은 외국인 출연자가 ‘다나까’ 화법에 막혀 얼차려를 받는 장면이 나온다. 에프엑스의 엠버는 서툰 한국말에 ‘다나까’체를 접목하려다 엉뚱한 유행어, ‘그냥 잊으시오’를 만들어냈다. 이렇듯 흔히 군대에서 쓰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는 이 말투가 군에서만 쓰여지는 것이 아니다. 스튜어디스, 호텔직원, 은행원 등 서비스업 종사자들, 그 밖에 격식과 정중함이 필요한 각종 회의 석상 이나 강연장 등 예의와 격식을 차려야 하는 상황에서 구사 되는 걸 볼 수 있다 즉 ‘○○했어요?’ 대신 ‘○○하셨습니까?’ ‘○○했어요’ 대신 ‘○○했습니다’를 이용하는 것과 같다.

고객만족 서비스 교육을 진행하는 필자는 서비스 화법교육을 진행하면서 상대방을 높이는 말로 ‘○○입니다’ ‘○○하십니까?’의 다나까체와 반 높임 말 ‘○○하세요’의 해요체 비율은 6대4 정도가 적당하다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절대적인 비율은 아니고 음성이 무거운 느낌의 사람은 부드러운 화법(해요체)을 약간 더, 가벼운 느낌의 사람은 정중한 화법(다나까체)을 좀더 사용한다면 신뢰감을 주는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화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방부는 지난 3월1일부터 딱딱하고, 절대적인 상하 관계를 만들어 군인들 간 소통을 방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판단에서 공식적인 자리가 아닌 곳에서는 ‘다나까’체를 쓰지 않게 하는 지침을 내렸다.

사실 군대에서 ‘다나까’ 화법을 없애기 보다는 그대로 유지했으면 하는게 개인적 생각이다. ‘다나까’ 화법은 분위기를 더욱더 진지하고 엄숙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는 어법에 맞지않는 잘못된 사용에 있다고 본다. 예를 들자면 “안녕히 주무시지 말입니다” “이 병장님, 아니지 말입니다” “식사 하시지 말입니다” 등과 같이 무조건 ‘다’나 ‘까’로 문장을 맺으려다 보니 문법과 상관없이 억지 문장을 만드는 경우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의미 전달조차 어려운 문장을 습관적으로 사용할 경우 언어파괴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기에 이번 기회에 군대 언어 문화를 바로 잡을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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