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1% 중반대 재테크 기능 상실
연금저축·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등
다양한 절세상품 찾는 노력 필요해

▲ 김상국 NH농협은행 울산본부장

지난 반세기 한국경제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초고속 성장을 구가해 왔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처음 시행된 1962년에 국내총생산이 3650억원에서 2014년에는 1485조원으로 4000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부족한 국가의 자원을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라는 국민적인 정신운동을 펼친 결과이다. 또한 1997년 외환위기 이전까지는 10%를 넘나드는 고도성장을 해왔으며 이제는 연간 1조달러의 무역거래를 하는 경제대국이 되었다.

경제개발 초기에는 많은 사회간접자본 개발과 투자가 진행되는 시기로 투자해야 할 곳은 많고 자금은 부족하기 때문에 특별한 고민 없이 은행에 예금만 하면 재테크가 이루어졌다.

작년 11월 인기리에 방송된 ‘응답하라 1988’을 보면 극중에 성동일이 아내가 모아 놓은 돈을 보고 “이 사람아, 한일은행에 저축하게. 많이 내리긴 했지만, 금리가 15%는 된다네”라는 대화가 있다. 1990년 이전만 하더라도 20%에 가까웠던 우리나라 금리가 그로부터 급격히 하락하여 2014년에는 3%가 붕괴되었고, 2015년에는 급기야 1% 중반대를 겨우 유지하고 있다. 은행의 예·적금은 이제 재테크수단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라는 게 국민들의 생각인 것 같다.

이러한 저금리시대에 금융소비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먼저 연말정산시 세금을 돌려주는 ‘연금저축’은 필수적인 상품이며 연간 400만원 가입시 최대 66만원까지 세금을 돌려 받을 수 있다. 또한 퇴직연금이 가입되어 있는 회사의 직원들은 ‘적립IRP’를 가입하면 300만원까지 추가적으로 세제혜택을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세법개정에 따라 신규로 판매되고 있는 ‘해외주식 전용펀드’와 만능재테크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대해서도 철저한 이해가 필요하다.

먼저 ‘해외주식 전용펀드’는 내년말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1인당 3000만원까지 한도로 10년까지 세제혜택이 주어지는 상품이다. 해외증시에 상장된 주식을 담은 펀드에 대해 10년간 매매 및 평가차익은 물론 환차익에 대해서도 비과세혜택을 볼 수 있다. 국내증시가 수년째 박스권에 갇혀 펀드수익률이 저조한 상황에서 해외투자로 눈길을 끌 수 있는 상품으로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지난 3월14일 출시된 ‘ISA계좌’는 최대 250만원까지 비과세혜택이 주어지고 초과되는 수익에 대해서도 9%로 분리과세혜택이 있으며 가입자가 예금, 적금, 펀드 등 여러가지 상품을 선택하여 통합관리할 수 있다. 한도는 연간 2000만원까지이며 의무가입기간은 소득에 따라 3년에서 최대 5년까지이다. 이자소득세와 배당소득세를 내야하는 채권형이나 혼합형펀드가 유망하다.

우리보다 앞서 저금리시대를 맞고 있는 일본은 지난 1월 급기야 중앙은행 정책금리를 마이너스 0.1%로 결정했다. 이는 고객들의 예금금리가 아닌 시중은행들이 중앙은행에 예치할 때 적용되는 금리로 1억원을 예치하면 이자는커녕 연간 10만원 수수료를 받을테니 은행들이 시중에 돈을 더 풀라는 주문으로 볼 수 있다. 시중은행들이 기업이나 가계에 대출을 확대해서 건전한 소비를 통해 돈을 순환시켜 경기를 부양하고자 하는 일종의 양적완화수단이다.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는 일본 외에도 스웨덴, 덴마크, 스위스, 유럽중앙은행에서도 적용하고 있다.

단언컨대 이제 과거와 같은 고금리시대는 결코 다시 오지 않는다. 구조적인 저금리시대에 금융소비자들은 실효이자율을 높여주는 다양한 절세상품과 부가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에 대한 적극적인 지식습득을 통해 지혜롭고 현명한 재테크 역량을 키우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이다.

김상국 NH농협은행 울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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