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타운에서 자족도시로 성장하려면
도로망 확충·문화여건 개선 등 시급해
미래 50년 대비해 도시경쟁력 갖춰야

▲ 박천동 울산 북구청장

“사통팔달 광역 교통망을 갖추고 있습니다. 쾌적한 산림욕장은 물론 문화·체육센터와 어린이공원이 여러분을 반깁니다.” 누구나 길을 가다 한 번쯤 봤음직한 아파트 분양 광고 중 일부다. 현대인이 살고 싶고 머물고 싶은 도시상을 대변하는 글귀가 아닌가 한다.

인구 감소와 저성장 시대는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미래다. 미래를 이끌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노력 속에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보물이 바로 ‘도시’다. 고성장을 구가하며 산업화 시대에 각광받던 울산은 사라졌고, 도심을 벗어난 교외에서의 삶이 풍요로움의 척도가 됐다.

울산 북구는 지난 20년 동안 다른 지역에 비해 급격한 변화를 겪으며 살기 좋은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필자가 나고 자란 창평동만 해도 작은 시골마을에서 지금은 전원주택지로 주목받고 있다. 몇 년 전 부터 도심 속 전원생활을 그리던 사람들이 하나둘 옛집을 리모델링해 들어왔다. 인근 송정동도 최근 활발한 택지개발과 대규모 아파트 분양소식이 더해져 머지않아 신도시 반열에 오를 전망이다. 현대자동차와 효문공단을 비롯한 9개 산업단지와 이들 산업시설 입주에 맞춘 도시개발사업도 한창이다. 도시 및 택지개발지의 수용인원만 7만5000여명에 이른다.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한 1997년 출범한 북구는 20여년 만에 10만명 가까이 인구가 늘었다. 지난해 말 북구 인구는 19만1063명이었다. 한해 인구가 1만여명 늘어 인구증가율이 7%에 달했던 적도 있었다. 북구지역 각종 산업단지로 출·퇴근만 하던 근로자들이 삶의 둥지를 북구로 옮겨오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북구청은 2030년 인구 30만을 내다보고 각종 발전전략을 짜느라 분주하다. 아직 베드타운(Bed Town)의 성격이 강한 북구를 명실상부한 자족 도시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도로망 확충을 비롯해 문화여건 개선 등이 시급하다. 지난 2월 울산~포항간 고속도로가 개통됐고, 총 955억원이 투입된 오토밸리로 2공구(송정~매곡) 개설 사업이 올해 안에 완공될 예정이다. 오토밸리로 개통으로 국도7호선 교통량이 분산돼 교통혼잡을 줄이고 물류비 절감 등의 기대효과가 예상된다. 북구와 중구, 남구를 연결하는 내부순환도로인 농소~옥동간 도로도 마무리 단계다. 이 도로가 완공되면 북구와 울산 도심이 한 축으로 이어지면서 시가지 교통체증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울산외곽순환도로, 동해남부선 복선전철 사업이 완료되면 북구가 울산의 교통요충지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문화와 자연을 누릴 수 있는 곳을 살기 좋은 도시라고 여긴다. 북구도 그동안 부족했던 문화·체육센터 확충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쇠부리체육센터, 강동문화센터, 매곡도서관 건립이 대표 사례다. 역점사업인 강동관광휴양도시 개발사업도 일부 우여곡절을 딛고 현재 순항 중이다. 강동지역에 전원도시와 관광휴양시설이 결합한 국제적 수준의 해양복합관광휴양도시가 들어서면 북구의 명성이 한층 높아지고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인구 20만을 눈앞에 둔 지금이 미래도시 50년의 북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임에 틀림없다. 분명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기존산업을 고도화하고 강동권을 중심으로 한 관광산업을 북구의 신성장동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아울러 부동산 시장의 과열이 젊은 층의 탈 울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고, 무엇보다 베이비부머와 급증하는 외국인의 안정적 정착을 돕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 쾌적한 주거환경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북구의 도시 경쟁력임을 잊지 말아야 할 때다.

박천동 울산 북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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