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울산 석유화학산업 현주소
출하액·수출 지역 제조업 1위...中 저성장·저유가 이어지면서
업체수 등 늘어도 수출액 줄어

▲ 세계적인 저유가 기조와 중국경제 침체로 수출단가가 하락하면서 울산지역 석유화학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상일보 자료사진

울산 3대 주력사업의 한 축인 석유화학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지속되고 있는 저유가 기조 속에 수출단가 하락과 신흥국 경기침체로 매출액이 급감하면서 수출액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여기에다 최대 시장인 중국의 급성장과 PTA 등 일부 품목은 공급과잉이 현실로 다가옴에 따라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본보는 울산석유화학산업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기업체들의 대응책과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보는 기획물을 3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업체수는 느는데 매출은 줄어

울산지역 제조업에서 석유화학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크다. 지난 2014년 기준 지역의 석유화학업종 업체수(242개)와 종업원수(2만4217명)는 지역 전체 제조업의 14%와 14.6%를 차지했다.

또 제품출하액은 116조7948억원(55.6%), 부가가치액은 17조2607억원(40.5%), 수출액은 470억2200만달러(50.8%)로 수출과 출하액은 비중이 50%를 넘었다. 출하액과 부가가치, 수출 모두 지역 제조업 가운데 1위다.

전국 대비에서도 울산지역 유화업종은 출하액 32.4%, 부가가치 20.8%, 수출 39.5%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계속되는 저유가 기조와 이에 따른 수출 단가 하락 등으로 외형적 성장세와 달리 속내를 들여다 보면 업계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실제 2011년과 비교해 업체수와 종업수는 늘었으나 출하액과 부가가치, 수출 모두 감소했다. 특히 부가가치액은 4년전에 비해 26.2%나 크게 줄었다. 또 지난해 지역 주요 유화업체들의 매출액도 SK케미칼이 2012년에 비해 42.4%나 급감하는 등 대부분 뚝 떨어졌다.

매출액 감소와 수출액 하락은 울산수출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2월 울산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감소한 45억3000만달러에 그치며 지난 2009년 8월 이후 6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저유가·중국경기 부진도 발목

이 같은 유화업계 매출감소와 수출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국제유가와 연동한 제품단가 하락에 기인하고 있다. 중동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1월 배럴당 45.8달러에서 올해 1월 26.9달러로 41.3% 감소했다. 이 영향으로 석유화학제품 수출단가는 같은 기간 t당 967달러에서 867달러로 10% 하락했다. 유화제품 수출단가는 2014년 1월 1129달러에서 올해 2월 847달러로 800달러 중반대까지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면 제품가격도 같이 떨어진다”며 “또 유가가 떨어지게 되면 제품 구매자들이 가격이 떨어질 것을 예상해 구매를 미뤄 재고 평가 손실도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화학업계는 지난 2014년 하반기부터 유가 하락으로 적지 않은 재고 평가손실을 입고 있는 실정이다. 한때 저유가는 낮아진 원료 비용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가져다 주었으나 지연 구매 수요와 제품 가격 하락으로 오히려 독이 돼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석유화학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부진도 원인 중 하나다. 중국이 저성장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데다 여기에 중국이 석유화학 자급률을 높이고 있어 중국 수출길은 더욱 험난해지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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