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로 막 내린 제20대 총선
오만한 정권에 가차없는 심판 내려
여야 민의 받아들여 소통·협력해야

▲ 박철종 사회문화팀 부장

전 세계가 지진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일본과 에콰도르, 대만, 바누아투, 필리핀에서 잇따라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

필리핀은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한 지역이다. 일본, 동남아, 뉴질랜드 등 태평양제도와 북미, 남미의 해안지역을 잇는 지진·화산대로 ‘불의 고리’로 일컬어진다. 필리핀 화산지진연구소에 따르면 20일 오전(현지시각) 필리핀 남부 산타마리아 동북쪽 14㎞ 지점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 15일 오전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 해안에서 규모 5.9의 지진이 일어났다.

앞서 일본 구마모토 현에서 지난 14일 오후 규모 6.5의 지진이 강타한데 이어 19일 오전까지 ‘진도 1’ 이상의 지진이 600회 이상 발생했다. 에콰도르에서는 지난 16일 규모 7.8의 강진으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대만 동부 해안에서도 16일 규모 4.4의 지진이, 남태평양 바누아투에서는 지난 18일 규모 5.9의 지진이 각각 발생했다.

일본에서는 이번 연쇄지진으로 19일 현재 47명이 숨졌고 실종자가 8명, 부상자가 1201명에 달했다. 특히 이 지역 활화산인 아소(阿蘇)산 칼데라의 단층까지 어긋난 것으로 파악됐다. 칼데라(caldera)는 화산 폭발로 분화구 주변이 함몰돼 생긴 우묵한 지형을 가리킨다. 단층 어긋남 현상이 확인된 곳은 구마모토 현 미나미아소무라(南阿蘇村) 가와요(河陽)지구이며 수평방향으로 1m 이상 엇갈렸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사망 1만5873명, 실종 2744명, 부상 6114명의 악몽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에콰도르에서는 이번 강진으로 사망자가 최소 480명, 실종자 수도 17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진발생 후 72시간의 골든타임이 지났지만 실종자 구조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잇단 지진으로 전 세계적으로 지진 도미노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도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울산과 주변지역에 원전이 있는 만큼 내진설계 강화 등 사전준비를 철저히 해야 될 것이다.

대한민국에서는 비슷한 시기에 지진 못지않은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는 집권여당의 참패로 막을 내리면서 우리나라 정치지형을 한꺼번에 바꿔놓았다. 새누리당의 참패와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야권의 압승으로 나타났다. 여소야대를 만든 선거결과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여당이건 야당이건 국민들에게 더 이상 꼼수를 부리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가 전달됐다.

국민에게 오만하면 어느 정권이든 중간평가 성격의 심판을 가차 없이 내릴 것이라는 경고다. 또 특정지역 지지에 안주하려는 모양새를 취하면 대선주자 자리마저도 박탈할 수 있다는 점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어느 정당이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소통하고 협력해서 국가발전의 장애요소를 제거하고 선진국으로 가는 디딤돌을 굳건히 놓아야 한다.

총선 결과에 나타난 민의가 무시된다면 이번보다 더 강력한 지각변동이 생길수도 있다. 또다시 권력과 금력을 내세워 국민들을 허투루 대한다면 반드시 철퇴를 맞을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국회의 여야 균형을 일시에 바꿔준 것은 여당이나 야권이 모두 정신 차리라는 경고다. 차기 당권 경쟁을 위한 지도부 선출이나 복당문제를 놓고 진흙탕 싸움이 재연될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민들이 깔아준 멍석을 진흙탕 싸움으로 걷어차 버리는 어리석음은 없어야 한다.

박철종 사회문화팀 부장 bigbell@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