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익기 본보13기독자위원

색다른 것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소비생활에 있어 더욱 그렇다. 같은 기능이면 가급적 좀 더 보기좋고, 사용하기 편한 아름다운 디자인을 찾고 선택하는 것이 일상화되고 있다. 디자인 중심 사회라 일컬어도 무방할 정도로 디자인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은 민감하고, 그 변화 속도 또한 빠르기 그지 없다.

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자동차만 해도 하루가 다르게 그 모습을 달리하고 있다. 형형색색의 다양한 형태를 가진 자동차들이 도로를 가득 메우면서 디자인 경연장을 방불케 할 정도이다.

그럼에도 유독 변화를 모르는 것이 있다. 울산의 대중교통을 책임지고 있는 버스의 디자인이다. 제한된 버스의 기능 탓으로 돌릴 수 있겠지만 기본 골격은 유지하더라도 디자인적인 요소를 가미, 보다 더 친근한 모습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없을까 생각해 본다.

수많은 시민들이 버스를 타기 위해 모이는 버스정류장도 마찬가지다. 일상에서 늘 마주치는 버스 정류장의 디자인은 어떠한가? 과거에 비해 편리함이나 기능적인 면에서 많은 부분 좋아진 것은 사실이나 특색없는 천편일률적인 형태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세계 각국의 버스 정류장 중에는 특색있고 창의적인 디자인을 채택, 시민들이 일부러 찾는 곳이 적지 않다.

네덜란드에는 앉으면 몸무게가 표시되는 정류장이 있다. 브라질은 축구의 나라답게 축구골대 모양의 정류장이, 영국의 런던에는 정류장 의자를 그네로 제작해 기다리는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에는 각 지역 특산품을 활용한 딸기모양, 수박모양의 정류장 등이 있다.

특히 독일 아헨의 한 버스정류장은 미국의 해체주의 건축가 피터 아이젠만이 설계한 정류장으로 죽기전에 꼭 봐야 할 세계 건축 1001에 선정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도 서울의 경우 남산 소월길 버스정류장은 과거의 TV 형태로, 제주도는 지역 특산품인 감귤을 반영한 디자인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울산에서 가까운 청도는 감 모양의 버스정류장이 있다. 이처럼 각각의 특색있는 디자인을 정류장에 적용, 버스를 기다리는 지루함을 다소나마 줄여줄 수 있었으면 좋을듯 싶다.

울산의 경우 남구가 장생포 고래특구지역에 일부 고래모양의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지만 좀더 세련되고, 기능적인 면을 추가했으면 한다. 동구는 조선의 메카답게 선박모양을, 북구는 자동차도시를 상징하는 자동차모양, 울주군은 암각화나, 영남알프스를, 울산특산품인 배모양의 디자인을 적용한다면 외지인들이 버스정류장의 모습만 보더라도 울산의 대표적인 산업시설이나 문화유산, 특산품 등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한 발 더 나아가 특색있는 디자인에 기능적인 면을 좀 더 가미한다면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보는 즐거움과 즐길거리를 동시에 주면서 평소 버스를 이용하지 않는 시민들도 한번쯤은 버스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김익기 본보13기독자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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