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국무장관도 대학졸업식서 “다양성은 트럼프에 최악의 악몽”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취임 후 여덟 번째이자 임기 중 마지막으로 가진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만찬 연설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등 대권 주자들을 겨냥한 '촌철살인' 유머를 쏟아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공화당 지도부가 트럼프에 대해 외교정책 경험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트럼프는 미스 스웨덴, 미스 아르헨티나 등 숱한 세계적 지도자를 만났다' '내년에는 다른 사람이 이 자리에 서게 될 것인데 그녀가 누구일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등의 농담을 던지며 좌중을 쥐락펴락했다. 사진은 오바마가 이날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를 향해 “대통령직은 연예가 아니며 리얼리티 쇼가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우리는 지금 진지한 시대에 살고 있으며 대통령직은 정말로 진지한 일”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리얼리티 쇼’를 거론한 것은 트럼프가 과거에 NBC 방송의 리얼리티 쇼인 ‘견습생’(Apprentices)을 진행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볼거리와 서커스를 강조하는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는 검증이 필요한 오랜 기록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그가 과거에 한 발언들을 심각하게 여겨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언론이 제대로 역할을 하고 국민들이 제대로 정보를 갖는다면 우리의 민주주의는 작동할 것”이라고 강조해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존 케리 국무장관도 이날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에서 열린 노스이스턴대학 졸업식에 참석해 “다양성은 트럼프에게 최악의 악몽”이라고 비판했다.

케리 장관은 다양한 국적을 가진 졸업생들을 둘러보면서 “참으로 장관”이라며 “모든 인종과 종교, 성(性), 체형, 키를 가진 동료들을 보라. 85개 국가 출신에 수십 개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이어 “노스이스턴대학 역사상 가장 다양한 졸업생들인 당신들은 트럼프에게 최악의 악몽”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유세과정에서 히스패닉계를 비하하고 무슬림을 향해 차별주의적 발언을 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케리 장관은 또 “미국이라는 가장 강력한 나라가 국내로 눈을 돌리고 벽 뒤에 숨어있으면서 위대함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호객꾼의 조언을 듣는다면 미국은 결코 일등국가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의 기치 하에 신(新) 고립주의 기조를 표방한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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