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고정 연장근로 폐지...36년된 사내축구대회 잠정중단

하계휴양소 운영도 중단 검토...조선 빅3, 6조규모 자구안 제출

▲ 현대중공업 / 경상일보 자료사진
현대중공업이 창사이래 첫 생산직 대상 희망퇴직(본보 5월20일자 5면)을 포함해 총 2조원 규모의 긴축계획을 정부에 제출한 가운데 오는 7월1일부터 고정 연장근무를 폐지하고 사내 축구대회도 중단하는 등 자구안 이행을 위한 허리띠 졸라매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일 ‘우리가 가야할 길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를 제목으로 한 사업부 대표 담화문을 통해 “비용 절감을 위해 그동안 검토하고 계획했던 일들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노조의 극한 반발속에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 작업이 어떻게 진행될지 지역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장근무 폐지·하계휴양소 중단

사측은 우선 평일 오후 5시부터 6시까지 시행되던 고정 연장근무를 오는 7월1일부터 폐지하고 미사용 연월차에 대한 수당 지급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직원들을 대상으로 연월차 사용 촉진제도를 시행한다. 사측은 이달 초부터 연장 및 휴일근로도 없앴다.

지난 1978년부터 시작해 올해 36회째를 맞은 사내 축구대회(일명 현대스리가)도 비용을 이유로 잠정 중단한다. 또 사업부별 자체적으로 실시하던 행사도 가능한 잠정 연기하고 여름휴가때 운영하는 하계휴양소도 올해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현재의 비용구조로는 생산성이 맞지 않는 각종 직무에 대해 7월 말까지 사내 창업방식으로 독립 운영하겠다는 방안도 내놨다. 인력 감축에 따른 업무공백을 외주화를 통해 해결하는 셈이다.

노조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노조는 20일자 소식지를 통해 “회사가 사무·연구직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생산직에 대해서도 대량해고 계획을 세우는 등 원칙없이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역시 성명을 통해 “현대중공업이 너무 쉽게 ‘희망’이라는 외피를 씌운 ‘정리해고’를 강행하고 있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망각한 처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현대미포조선에서도 사무직을 중심으로 노조설립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미포조선 노조는 6분기 연속 흑자에도 불구하고 그룹의 방침대로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자 사무직 노조 설립을 노조가 직접 지원하고 있다.

◇조선‘빅3’ 자구안 제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총 6조원 규모의 긴축 경영을 하겠다는 내용의 자구안을 최근 주채권은행에 제출했다. 대우조선이 2조5000여억원으로 가장 많고 현대중공업 2조여원, 삼성중공업 1조5000여억원으로 추산된다. 총 자구안 6조원 규모는 국내 제조업 구조조정 사상 최대 액수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자구안에서 전 계열사 임원의 급여 반납 등 인건비와 경비 절약, 시설투자 축소 등을 통해 5000억원 이상을 절감할 계획이다. 전 사장단이 급여 전액을 반납하고 임원들도 직급에 따라 최대 50%까지 급여를 반납한다. 조선 관련 계열사에서는 부서장까지도 급여의 10%를 반납하기로 했다.

아울러 비핵심 사업인 금융 계열사, 호텔 사업 등도 지분 매각을 통해 정리하는 방안을 비롯해 건장, 로봇 기계 등의 분야를 분사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차형석·이왕수기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