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삼겹살 수육

▲ 한여름 더위에 대비하기 위해 가족들의 체력을 비축하는 보양식으로 삼겹살 수육만한 메뉴가 없다. 돼지고기의 각종 영양소를 기름기 걱정 없이 섭취할 수 있는 삼겹살 수육은 담백한 맛 또한 일품이다.

‘날은 더워지고 한여름 나려면 곯은 배를 채워야 하는데…’ 한여름 더위에 지쳐갈 몸을 미리 추스러 놓자는 옛 어른들의 말이다.

옛 어른들의 지혜를 충족시킬 음식으로 무엇이 있을까.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건강에 안 좋은 음식으로 오해받고 있는 돼지고기를 적극 추천한다. 포화지방이 많아 고혈압, 고지혈증 등에 영향을 준다는데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돼지고기는 오해와는 반대로 스테아린산이 풍부해 체내 콜레스테롤 증가를 억제하고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인 리포단백질(lipoprotein)을 증가시키는 작용을 한다. 우리 몸에서 합성할 수 없는 필수 아미노산 8종을 모두 함유하고 있어 완전단백이라 불린다. 비타민과 철, 인, 칼륨 등의 무기질이 들어있어 여름 나기 건강음식으로 딱 맞아떨어진다.

콜레스테롤 주범으로 오해받는
돼지고기는 완전단백 식품
유해성분에 노출되는 구이보다는
푹 삶아 기름기 뺀 수육이 좋아

단체급식에서 건강에 유용한 식품은 절대 놓치지 않는다. 특식 메뉴 중 으뜸은 삼겹살 수육이다. 맛있게 삶기 위해 양파와 생강, 된장, 커피 등을 넣어 잡내를 제거한다. 커피는 수육에 노릇한 색감을 더해 입으로 먹기 전에 눈으로 먼저 먹는 시각적 효과를 준다. 일일 식수 4만2000명에게 정량 230g을 배식하기 위해 삼겹살 약 9600㎏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생후 6개월 정도 자란 120㎏ 가량의 돼지를 도축하면 1마리당 몸무게의 10%정도인 10~12㎏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800여 마리를 도축해야 얻을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주간과 야간 배식시간에 맞춰 두 번을 삶아내 적당한 크기로 썰기가 여간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적당히 식었을 때 썰어야 하는데 뜨거울 땐 잘 썰리지도 않고, 껍질 부위가 다시 붙어 배식한 뒤 먹을 때 불편하다. 너무 식으면 퍽퍽해 식감이 안 좋다. 썰어놓은 수육이 다시 붙는 건 껍질 부위 콜라겐 성분 때문이다. 피부미용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콜라겐은 많은 영양소와 함께 꿀 팁으로 섭취하게 되는 영양소다.

수육과 함께 마늘과 풋고추, 상추와 쌈배추, 다시마, 새우젓을 제공한다. 음식에도 궁합이 있어서 돼지고기와 찰떡궁합인 음식들이 함께 나간다. 생뚱맞아 보이는 다시마는 아미노산을 섭취할 수 있게 한다. 다시마에 있는 알긴산, 라미닌(laminin)은 혈액순환을 좋게 해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다른 섬유질과는 달리 몸에 흡수되지 않고 바로 장으로 이동해 장의 운동을 촉진시켜 변비에 좋은 식품이다. 고기와 함께 먹으면 소화에 도움을 준다.

후식으로 파인애플 주스까지 나가면 수육 정식은 엄지척 건강식 메뉴가 된다. 파인애플, 사과, 키위 등의 과일은 육질을 연하게 하는 성분이 있다. 돼지고기와 음식 궁합이 제대로 맞는 후식이다.

▲ 윤경희 현대그린푸드 현대자동차 메뉴팀장

불판 위에 지글지글, 노릇노릇 구워진 삼겹살은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하지만 단백질이 탈 때 발암물질로 알려진 벤조피렌과 다이옥신이 생성되는데 탄 고기를 꺼리는 이유다. 문제는 연기 속의 유해물질이 더 심각하다는 것이다. 외식을 하면 환기시설도 좋고 불판을 자주 갈 수 있지만 가정에선 여간 귀찮고 만만치 않다.

건강에 좋고 누구나 즐기는 돼지고기 수육은 이런 단점을 보완해 가정에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단체급식에선 어림없는 얘기지만 가정에선 수육을 삶아낸 물은 식은 후 굳은 기름을 걷어내고 육수로 활용하면 좋다. 수육이 식으면 식감이 반감되는 단점을 육수를 활용해 묵은지 찜을 하고, 그 위에 수육을 올려 여름 보양식으로 가족들의 곯은 배를 채워보는 걸 어떨까. 은근 수육이 당긴다. 여름이 오고 있음을 알아차린 몸이 미리 대비해 달라는 신호을 보내는 것 같다. 우리 가족 건강을 챙기고 엄지척 1등주부도 되는 일거양득, 묵은지 삼겹살 수육에 도전해 봐야겠다.

윤경희 현대그린푸드 현대자동차 메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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